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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국가, 일자리 정책 혁신 통해 가능
사람에 대한 투자로 역량 향상이 핵심
역량ㆍ직무 합당한 임금체계개편 필요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의 핵심 메시지는 경제 회복이다. 수차례 경제를 언급하며 혁신적 포용국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과 사람 중심 경제를 구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용국가 내지 포용적 성장은 이미 OECD를 비롯해 전 세계가 지나친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전체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책기조를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선 소득재분배 정책과 복지정책을 강화해 시장경제가 포용하지 못하는 약자들의 삶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선진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조세부담률을 크게 올리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는 보완적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특히 법인세나 근로소득세의 대폭 인상은 추가적인 투자나 고용을 위축시켜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포용국가가 혁신적 정책을 통해 추진돼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일자리를 통해 안정적 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늘어났어도 일자리는 줄어든 최근의 경제성과는 지속가능한 포용국가를 위해선 일자리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수출이 잘되는데 비해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대해 국내 투자가 줄고 투자가 이루어진다 해도 사람을 적게 고용하는 방식이 확대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혁신성장의 촉진을 위한 공장 스마트화와 생산시설 투자 지원 방식도 일자리를 늘리는 사람 중심 경제의 원칙을 존중하지 못하면 정책 성과는 반감된다.

이미 국내 제조업의 자동화는 로봇 보급률 1위가 말해주듯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제조업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도입 수는 701대(2017년)로 2011년(347대) 이래 압도적 세계 1위다. 이런 로봇 보급률은 제조업 강국인 독일(322대) 일본(308대)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인공지능ㆍ로봇의 발달에도 여전히 이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의 능력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견지한다. 숙련된 노동력 없는 기술 도입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반대로 숙련 향상 없는 임금인상도 이제는 자제를 해야 한다.

결국 혁신성장의 핵심적 열쇠는 사람들의 역량을 키우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과 유지로 연계되어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임금소득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노동력의 역량이 낮으면 국내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더 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간다. 설령 국내 투자가 이루어져도 반도체 등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거나 로봇 등 인력 절감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

우리 국민의 역량 전선에는 이미 경고등이 들어와 있다. OECD의 최근 통계를 보면 한국은 일자리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과잉 교육(overeducation)’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이면서,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무 교육과 훈련 과정은 가장 적은 나라다. 성인들이 디지털 작업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도 하위권이다. 그러면서도 직업훈련의 양과 질은 모두 하위권이다. 신산업과 벤처 육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산업 종사 인력들의 재훈련과 국민역량 개발 정책의 전환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사양산업과 고용 위기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많은 일자리가 실종될 것이다.

혁신적 포용국가의 완성은 기업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혁신적 환경을 만드는 것과 사람들의 역량을 기술 발전에 적절히 대응하도록 전환시키는 정책, 그리고 시장에서 나타난 소득의 지나친 격차를 조정해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재분배 정책의 강화가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

가진 게 인적자원밖에 없는 나라에서 사람들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에 대한 보상과 지원은 사회투자적 복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역량 수준에 합당한 직무와 직무 가치에 합당한 임금을 주는 임금체계 개편이 그래서 중요하다. 연공형 임금체계에서는 추가적 보상이 없는데 힘든 역량 개발에 노동자들이 전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7-08-06(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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