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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동물권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적 동물권 단체 케어가 구조된 동물들 일부를 안락사 시켰다는 폭로와 관련, 단체 직원들은 12일 “안락사에 대한 의사결정이 내부 강압적인 업무 지시 구조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도 그 동안 이런 사실을 알지 못 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라며 “케어 직원도 속인 박 대표는 사퇴해야 하며 케어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연대는 “건강하고 문제가 없는 동물이어도 이미 결정된 구조 진행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다”라며 “박 대표가 말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은 동물들도 안락사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동물보호소가 안락사를 시행하지만 현재 폭로된 것처럼 케어는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의사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이기 위해 구조하고, 구조를 위해 죽이는 것은 죽음의 무대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 이만한 규모로 안락사를 진행했다면 반드시 후원자들에게 알렸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발언에 나선 유민희 케어 정책팀장은 이미희 케어 구조팀 피디는 “박소연 대표와 많은 구조현장을 다녔지만, 구조된 동물들이 모두 잘 살고 있다고 믿었다”라며 “케어를 지지해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케어./2019-01-11(한국일보)

전날 전직 케어 직원은 ‘뉴스타파’ 등을 통해 케어가 지난 4년간 자신들이 보호하던 동물200마리 이상을 무더기로 안락사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는 케어가 그 동안 표방해왔던 ‘안락사 없는 보호소’ 슬로건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박 대표는 ‘이제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구조한 동물들은 많지만 모두 포용할 수 없어 안락사가 불가피했다”라고 주장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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