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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후 불편한 속엔 죽… 상태 나아지면 식사 가능
기름지고 찬 음식 삼가고 과일은 바나나 정도만 줘야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제공.

“굶겨야 하나, 죽을 먹어야 하나. 뭘 먹이지?”

아홉 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김모(39)씨는 요 며칠 ‘감염성 장염’에 걸린 딸아이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장염 초기 때는 구토와 설사를 반복해 음식을 먹이는 것조차 무서웠지만 병원에 다녀온 후 딸의 상태가 호전되자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이 됐다. 속이 좀 나아지자 “엄마, 과일은? 물은 먹기 싫으니 이온음료 먹어도 돼?”라며 음식타령을 하는 딸아이에게 속 시원하게 말할 수도 없어 곤혹스럽다.

겨울철 영유아들이 잘 걸리는 질환이 바로 감염성 장염이다. 감염성 장염은 콜레라, 이질, 대장균 등 세균과 노로 바이러스, 로타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영유아의 경우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음식을 집어 먹거나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손을 씻지 않는 등 위생 문제로 인해 감염성 장염에 걸린다고 말한다.

유지형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겨울철에 대표적인 감염성 장염은 로타바이러스성 장염”이라며 “로타바이러스는 감염 후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증상이 없어진 후 10일까지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존재하기 때문에 감염된 사람이 증상이 없어도 이 기간에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어 겨울철 영유아들이 감염성 장염에 잘 걸린다”고 말했다.

◇수분보충은 미지근한 물로… 단 음식, 설사 유발

영유아들이 감염성 장염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구토를 하다가 설사로 증세가 전환된다. 유 교수는 “구토를 할 때는 음식을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분보충 차원에서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성 장염에 걸리면 구토나 설사를 할까 걱정돼 밥을 굶기거나 죽을 먹이는 부모가 많은데 상태가 호전됐을 경우 설사를 해도 평소대로 음식을 섭취해도 무방하다. 유 교수는 “죽은 구토로 인해 불편한 속을 달랠 때 먹이면 된다”며 “설사를 해도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태라면 평소처럼 식사를 하는 것이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처럼 식사를 해도 완치가 되기 전까지는 차고 기름진 음식은 삼가야 한다. 여기에 단 음식도 자제해야 한다.

정성훈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당(糖)이 탈이 난 장에 들어가면 삼투압 과정에서 물을 끌고 내려가 설사를 유발해 섭취를 삼가야 한다”며 “과일 중에는 변을 뭉치게 하는 바나나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고기를 먹으려면 돼지고기보다 기름기가 적은 소고기를 소량으로 섭취하고, 생선은 회를 제외하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이온음료는 수분보충에는 도움이 되지만 당이 들어 있어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유지형 교수는 “아이들이 감염성 장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며 “어른들도 설사하는 아이를 만졌다면 반드시 손을 씻고 다른 이들과 접촉해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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