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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4대 그룹 총수 첫 단독 만남
‘현장 스킨십’ 본격화하나
이재용 “대표 기업 역할 하겠다”
10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를 방문한 이낙연(왼쪽) 국무총리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내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반도체에서 그런 것처럼 5G에서도 三星(삼성)이 先導(선도)하기를 바랍니다.”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방명록 작성을 요청한 것은 영접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2017년 5월 취임한 이 총리가 4대 그룹 총수 중 개별적으로 만난 이는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과 함께 삼성전자를 찾은 이 총리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이인용 사회봉사단 고문,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들과 약 40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디지털시티 내 5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5G는 삼성전자의 ‘4대 미래성장 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사업장의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지난해 말 5G 연구개발(R&D) 조직이 있는 수원으로 옮겨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했다.

국내 유일의 5G 장비 생산라인을 총리가 직접 찾아간 것은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산업현장을 찾아 기업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이 총리의 의지도 담겼다. 지난 3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 총리는 “더 자주 경제인 여러분을 모시고 산업현장의 말씀을 더 가까이에서 듣겠다”고 말했었다.

이낙연(맨 오른쪽) 국무총리와 유영민(오른쪽에서 두 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이재용(맨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날 이 총리는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여기서 4㎞ 떨어진 용인시 소기업 집적센터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마침 5G 생산라인도 가동돼 두 곳 다 오기로 했다”면서 “이후 최근 반도체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보도가 나와 방문 목적이 조금씩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걱정스러운 보도’는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이다. 반도체 사업 저조로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7조원 가까이 감소한 ‘어닝 쇼크’를 맛봤다. 이 총리는 “지난해 우리 반도체는 어떤 선진국도 달성하지 못한 단일 품목 1,267억 달러 수출 기록을 세웠다”며 “누가 뭐래도 삼성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고, 삼성답게 빠른 시일 안에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하기 위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루고, 미래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신년 간담회를 열어 경제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요즘 기업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낡은 규제를 바꾸고 신산업 서비스 발전을 돕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인들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와 혁신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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