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ㆍ시진핑 ‘대북제재 완화’ 우회 촉구… 뉘앙스는 달랐다

입력
2019.01.10 16:20
수정
2019.01.10 23:18
1면

4차 정상회담서 한반도 비핵화 공감… 北 “시 주석, 北 관심사항 해결 동감” 中은 보도 안 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절대적 후원을 내세우며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을 후원하는 입장에서의 중국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0일 북중 양국의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대화ㆍ타협을 통한 평화적ㆍ정치적 해결에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우리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국제 사회가 환영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유관국들이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에 적극 호응해 한반도 문제의 전면 해결을 함께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조 양국과 유관국들의 노력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중대한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및 성과, 대화를 통한 유관국들의 우려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역사적인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 및 유관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ㆍ안정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유관국들의 노력을 한 목소리로 촉구한 건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북중 밀착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특히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비핵화 협상 의지를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조성된 난관과 우려, 해결 전망에 대해 말씀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ㆍ조종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시 주석이 조선(북한)의 원칙적인 주장에 공감하고 합리적 관심사항의 해결에 전적으로 동감했다”고도 했다. 다만 북미 협상 교착 상황에서 시 주석이 북한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 같은 내용은 중국 매체 보도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양국 정상은 이어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전면 강화에 의기투합했다. 시 주석은 “양측은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하며 우호협력을 심화해 북중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발전 경험을 매우 소중히 여기며 중국에서 현지 답사를 많이 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방중 기간 생일을 맞은 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이 ‘경제 협력’이라는 선물을 안겼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 주석은 “북한이 지난해 채택한 경제 건설 총집중 노선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반드시 관철하여 조선의 사회주의 건설 위업을 힘있게 추동함으로써 보다 휘황한 성과를 이룩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했고 시 주석은 이를 수락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수교 70주년 기념일(10월6일) 이전에 시 주석의 답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 초청으로 7~10일 집권 후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8일 제4차 정상회담과 환영만찬을 했고, 이튿날 산업현장 시찰에 이어 시 주석과 오찬을 함께 한 뒤 귀국길에 올라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