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 공장 찾아 '경제개발 의지'

입력
2019.01.09 23:59
수정
2019.01.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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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부부 동반 오찬 후에 귀국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중 사흘째인 9일 경제현장 시찰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오찬을 함께 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평양 귀환 도중 톈진(天津) 경제특구 등 중국 개혁ㆍ개방의 상징성이 높은 곳을 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오(현지시간)께 국빈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台)를 나와 베이징(北京)시내 중심부 베이징반점에서 시 주석과 부부 동반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베이징반점은 중국에서 가장 전통 있는 호텔 중 하나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직후 리셉션 등 중요 국가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첫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이틀째 정상회담과 환영만찬에 이어 사흘째 부부 동반 오찬을 한 뒤 베이징을 떠났다.

베이징반점 주변에는 오전 11시께부터 공안이 대거 배치되고 인근 도로에 대한 통제도 시작됐다. 또 귀빈 전용 구급차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차량이 배치돼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오찬 회동이 이뤄질 것임을 짐작케 했다. 북중 양국의 참모진도 베이징반점 맞은편 건물에서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오찬 이후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오후 2시 10분께 전용열차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가 직접 베이징역에 나와 김 위원장을 환송했다. 지난해 사례를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10일 오전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시 주석과의 오찬이 진행되던 낮 12시20분께 베이징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톈진, 빈하이(滨海)신구를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빈하이신구는 미국 뉴욕 맨해튼을 모델로 한 금융ㆍ경제특구로 무인 물류시스템과 미래형 도서관 등도 구축돼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교통인프라 개선 의지가 높다는 점을 들어 빈하이신구를 방문할 때 베이징에서 30분 정도 소요되는 고속철을 이용할 것이란 얘기도 나왔지만 실현되진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유일한 국가급 첨단기술 개발구인 이좡(亦庄) 경제기술개발구를 찾았다.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에는 미니버스 6대와 구급차가 동행했고 중국 정부는 인근 교통을 통제한 채 수십 대의 사이드카를 동원해 호위했다.

김 위원장은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 도착한 뒤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생약 제조업체 동인당의 생산 공장으로 향했다. 동인당은 청나라 강희제 때부터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최고 약방기업이자 일류 제약 생산기지로 중국 고위관리들의 단골 시찰지 중 하나다. 이 공장에는 김 위원장과의 기념촬영을 염두에 둔 듯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김 위원장의 동인당 공장 방문을 두고 북한 산간에 약초가 많은 점을 고려해 약초산업을 현대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는 노키아와 벤츠, GE 등 하이테크 및 우주 산업 관련 업체들과 중국의 첨단제조업 관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김 위원장이 동인당 공장 시찰을 마친 뒤에도 수행단 일부는 경제기술개발구에 남아 다른 업체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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