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김정은 방중, 중국과 유대 과시로 대북제재 완화 노려”

입력
2019.01.08 17:44
수정
2019.01.09 0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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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출발 영상으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붉은색 원)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출발 영상으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붉은색 원)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일본 언론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을 속보로 전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의 유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해 미국으로부터 대북경제 제재 완화를 받아내려는 게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을 초청한 중국 의도에 대해서는 무역 마찰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연대하는 모양새”라며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총 세 차례 방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냉각된 북중 관계를 급속하게 회복시켰다”고 전했다. NHK는 “비핵화를 둘러싼 미국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원국인 중국과 북미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북중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 제재 완화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얻어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추진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지지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의 무역마찰 와중에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미국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날부터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표단과의 무역협상에서 북중관계를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아사히(朝日)신문과 산케이(産經)신문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동행한 것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보다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미협상, 리 부위원장과 리 외무상은 외교를 담당하고 있다. 세 사람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 때와 북미 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다만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방중 이후 대미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 이후 제재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으로서도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측으로부터 적절한 설명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과 관련해선 “북한과 중국의 의도를 대답할 입장이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예단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오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30분간 전화통화에서 북중관계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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