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오토시승기] 강상구 변호사의 재규어 F-타입 P300 시승기

입력
2019.01.08 10:43
강상구 변호사가 재규어 F-타입 P300의 시승에 나섰다.
강상구 변호사가 재규어 F-타입 P300의 시승에 나섰다.

구매할 뻔 했던 재규어 F-타입

지금은 로터스 엑시지 LF1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 재규어 F-타입 수동 모델을 구매할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재규어 F-타입 출시 초기에 아주 잠깐 수동 모델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제네시스 쿠페 3.8 수동 모델을 타고 있었던 만큼 '제네시스 쿠페의 이후'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토요타 86은 출력의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 로터스와 재규어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가 이렇게 엑시지 LF1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브리티시 럭셔리 쿠페의 컨셉에 충실한 존재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에 경험한 엔트리 F-타입, 즉 'F-타입 P300'은 말 그대로 브리티시 럭셔리 쿠페라는 컨셉에 참으로 충실한 존재라 생각되었습니다.

상위 모델들에 비해 소재에 있어 고급스러운 매력이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재규어 고유의 여유는 물론이고 프리미엄 스포츠카의 감성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량이 가진 성능을 100%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제법 괜찮았스니다.

절대적인 출력이나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 등 절대적인 성능이나 주행 퍼포먼스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 그리고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찾는 이라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력적인 브리티시 쿠페

재규어 F-타입은 재규어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살려낸, 그러면서도 F-타입이 추구하고자 했던 E-타입의 섹시한 이미지를 정말 잘 계승한 모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균형감이나 측면과 후면에서 느껴지는 매력적인 실루엣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만으로도 경쟁 모델 혹은 비슷한 가격을 가진 차량들 중 가장 매력적인 존재라 생각합니다.

다만 전면의 디자인이 다소 순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재규어 세단들이 조금 더 과격하고 강렬한 것을 고려한다면 '헤드라이트나 프론트 그릴을 조금 더 역동적으로 구현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의 감성을 담은 공간

재규어 F-타입의 실내 공간은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지고 또 고급스러운 여유가 돋보입니다.아마 그 누구라도 F-타입의 실내 공간에 대해 '실망' 혹은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엔트리 모델인 만큼 소재의 만족감이 아주 탁월한 건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은 지키고 있습니다. 시트의 느낌이나 드라이빙 포지션 등 탑승자의 몸으로 느껴지는 '감성' 또한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참고로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평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재규어가 선보였던 '바워스 앤 월킨스' 사운드 시스템 시절의 사운드가 조금 더 그립지만 이정도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행 중에 팔을 둘 곳이 없다는 것 입니다. F-타입 P300이 주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100% 집중해야 하는 차량이면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차량인 만큼 살짝 여유를 부릴 공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게다가 트렁크는 너무하더군요.

이 좁디 좁은 공간 밖에 없는 F-타입의트렁크 공간에 굳이 스페어 타이어를 적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이 공간을 트렁크 공간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리페어 킷을 제공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데일리 쿠페

재규어 F-타입 P300은 무척 독특합니다.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거친 듯한, 그리고 기존의 F-타입들이 무기로 갖고 있던 다기통 엔진의 '매력적인 사운드'라 장점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기존의 V6 모델을 대체하는 그런 의미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엔진 탑재의 의도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솔직히 말해 F-타입 P300에 적용된 2.0L 터보 엔진이 단순히 다운사이징이라고 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시장에는 F-타입 V6 모델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배출가스 등에 있어서도 굳이 큰 이점을 가져가는 것 같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엔진을 줄였다고 차량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니 그 경쟁력이 더 하락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F-타입 P300은 꽤나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운 차량으로 느껴집니다. '조금 더 부드럽고 세련된 하체'를 위한튜닝이 더해진다는 전제를 하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드라이빙의 감성을 조금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방향으로 최적화한다면 이정도로 매력적인 외형은 물론이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매력적인 데일리카는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발진을 하고 가속을 하고, 또 코너를 파고드는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100% 느끼게 하기 보다는 되려 그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차량의 반응성에서도 예민하기 보다는 '운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조금 더 편하고 또 여유로운 모습을 갖고 있는 것 입니다.

F-타입 자체가 럭셔리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스포티한 면모를 뽐내왔었는데 F-타입 P300은 그 중에서 가장 편안하고 익숙하게 '데일리카'처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타입 P300을 시승하면서 이 차량을 왜 포르쉐 박스터, 혹은 BMW Z4와 비교를 하는지 의아했습니다. 전 이 차량을 타는 내내 머리 속에서는 되려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쿠페가 아주 좋은 경쟁 모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리티시 스포티를 선사하는 F-타입 P300

재규어 F-타입 P300은 극한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보다는 여유롭고 또 편안하게 탈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에 대한 미학을 논할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합니다.

'달리기 성능'이 아니라 재규어의 가치와 함께 '시각적인 매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일지도 모르는, '아름답게 꾸며진 트렌디한 정장'과 같은 존재가 바로 재규어 F-타입 P300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번 시승을 하며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서비스 센터의 '응대 시 톤 앤 매너의 개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말 소비가자 원하는 서비스와 관리는 모두 받을 수 있었는데 '전화를 하고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는 과정'까지의 톤 앤 매너가 너무 정제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강상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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