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일본 레이더 주장 반박하는 유엔공용어 동영상 공개

입력
2019.01.07 16:36
수정
2019.01.07 22:3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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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ㆍ스페인어버전 등 유튜브에 추가 게재

국제여론전 강화… “日의도에 휘말린 꼴” 우려도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국방부 유튜브 캡처.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국방부 유튜브 캡처.

국방부가 7일 자국 초계기가 한국 구축함으로부터 사격통제레이더 위협을 받았다는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외국어 버전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이 레이더 논란과 관련 일방적 주장을 거듭하고 있는 데 따라 이를 반박하는 다국어 버전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추가로 공개한 동영상은 이번 논란의 당사국인 일본어 버전 외에도 유엔 공용어인 중국ㆍ러시아ㆍ프랑스ㆍ스페인ㆍ아랍어 버전이다. 이미 한국ㆍ영어 버전 동영상을 공개했던 데 이어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언어로 만든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 한일 간 레이더 갈등을 둔 국제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4일 국방부가 공개한 한국어와 영어 버전 동영상에는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조난된 북한 어선을 구조하던 중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STIR)를 겨냥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인도주의적 활동을 펴고 있는 우리 함정으로부터 500m 거리까지 접근하는 한편 150m 상공까지 저공비행을 하는 등 비신사적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 이날 새로 공개된 다른 언어 버전의 동영상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한일 간 레이더 갈등과 관련 ‘역공’에 나서며 강제징용 판결 이후 급격히 내리막을 걷고 있는 양국관계는 더욱 험악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사법부 결정에 대해 내정간섭을 하며 일본 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장하는 아베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에 대한 압류를 신청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한일 간 레이더 갈등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일본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근접 비행으로 위협을 가한 일본 초계기에 대해 우리 항모(구축함)가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자위해야 할 것”이라고 일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부의 국제여론전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강제징용 문제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아베 정부의 국내 우익세력 결집을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면, 우리 정부가 일본 의도에 휘말린 꼴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일본의 잘못된 주장에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양한 정치적 의도를 지닌 일본과의 전선을 확전시키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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