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 이순자 발언은 망언”

입력
2019.01.02 15:05
수정
2019.01.02 15:18

 “역사의 단죄 받아도 시원치 않은데…” 분노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가 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한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실성에 가까운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2일 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이지만, 해괴망측한 발언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는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순자씨는 최근 한 인터넷 보수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한국에 처음으로 단임제를 이뤘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남편(전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설 최고위원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으로 많은 무고한 생명이 죽어갔고, 그 가족들은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지금도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발언을 내뱉은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또 신군부 세력 집권 시절 벌어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회상하며 “개인적으로 죽음의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당했고 숱한 저주의 나날을 보냈지만, 용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용서는 지극히 잘못됐고, 그때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순자씨는 심지어 ‘헬기 총격이 미국인 목사와 조비오 신부가 고의로 한 거짓말’이라며 전두환이 남긴 공을 내세우고 선처까지 호소하지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재판장에 나와 석고대죄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최고위원도 “전두환이 민주주의의 아버지라 생각한다면 8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 명예훼손 재판에 떳떳이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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