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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6월 12일 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 비핵화 및 상응 조치를 두고 북미 간 접점을 찾기 위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포함한 ‘미니 일괄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외교부 산하기관의 장기 전망이 나왔다. 올해 첫 북미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로 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내년은 양 정상이 대화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핵 합의를 만들어 낼 것이란 판단에서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7일 발간한 ‘2019 국제정세전망’에서 “북미 간 오랜 적대 관계와 불신을 딛고 새로운 합의를 만들기 위한 협상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봉근 안보통일연구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각각의 정치적 목표와 이익을 감안하면 대화 국면은 최소 2, 3년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양측이 낮은 수준의 핵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구체적인 합의 수준에 대해 전 교수는 “북한은 영변 핵물질 생산 시설의 동결ㆍ폐쇄 및 최소한의 검증을, 미국은 제재완화를 약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신고나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까지는 어렵지만 시설 불능화(disabling) 이전 단계인 폐쇄(shut-down)까지는 2019년에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핵시설 신고와 폐기가 어려운 이유로 전 교수는 △신고에 대한 북측의 선험적 거부감 △폐기를 감수할 만한 의미 있는 상응조치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다.

내년 남북협력 사업은 제재 위반 소지가 적은 비경제적 분야에서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전 교수는 “환경, 스포츠, 인도적 지원, 의료, 조사사업 등 비경제적 남북 협력이 진전돼 한반도 긴장완화의 포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의 중대 변수인 미중 분쟁에 관해선 “안보 분야까진 갈등이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최우선 중국연구센터 교수는 “중국이 아직 (미국에 비해) 열세란 것이 무역분쟁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중국이 실질적으로 양보하는 형태로 봉합될 것이고 전체적인 협력 기조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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