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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오후 거대한 파도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록 밴드 공연장을 덮치고 있다. 트위터 '@naigool' 캡처.

마이크를 잡은 보컬리스트의 리드에 따라 드러머는 격렬한 리듬을 내뿜었고, 관객들이 뜨겁게호응하면서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 순간, 집채 만한 파도가 무대를 뒤쪽부터 삼켜버렸다. 환호가 비명으로 바뀐 공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과 함께 밴드 ‘세븐틴’의 멤버 일부는 숨졌고, 일부는 아직 실종 상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거대한 파도가 인도네시아의 유명 밴드 세븐틴의 공연장을 덮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피해 상황과 함께 당시 공연장에서 쓰나미를 목격한 이들의 소식이 SNS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실종자 구조를 기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밴드 세븐틴은 쓰나미 발생 당시 인근 자바 섬의 한 해변에 위치한 리조트에서 야외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 공연은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PLN)가 직원과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갑작스런 쓰나미가 덮치면서 공연장에서만 최소 14명이 숨지고 89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 가운데는 세븐틴의 멤버와 가족도 포함됐다. 세븐틴의 리드 보컬 리피안 파자르샤는 “베이시스트와 밴드 매니저를 잃었다”며 울먹이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는 드러마와 기타리스트, 공연 스태프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자신의 아내 또한 쓰나미로 실종됐다고 밝혔다. 24일 현재 56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해당 동영상에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실종자들의 구조를 염원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리피안 파자르샤

22일 오후 9시 27분쯤 순다 해협에서 발생한 높이 3m의 해일은 인근 해안지역으로 밀어닥쳐 내륙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근처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로 인해 발생한 해저 산사태가 이번 쓰나미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24일 이번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281명으로 늘어났으며 부상자도 1,000명을 넘어 섰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인근 자바 섬 등을 덮쳐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 주민이 폐허 속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AP 연합뉴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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