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 비판

입력
2018.12.20 11:16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조광한 남양주시장. 홍인기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조광한 남양주시장. 홍인기 기자

정부가 남양주ㆍ하남ㆍ과천과 인천 계양에 총 12만2,000호 규모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인천 지역 주민은 개발 기대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경기 지역에서는 턱 없이 낮은 토지 보상비를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가 높다. 반대 목소리에는 시민단체까지 가세했는데, 투기 세력에 좋은 먹거리만 던져줬다는 입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김성달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교통망까지 얹어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밝혀지면서 오히려 해당 지역의 땅값 불안만 조장할 것”이라며 “매우 옳지 않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식의 부동산 대책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때도 서울 인구 분산과 집값 안정을 위해 판교, 송파, 위례 신도시 조성을 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판교 개발에 대해 김 팀장은 “정부가 공급가를 (평당) 700만~800만원대로 약속했는데 여론에 밀려 1,200만~1,700만원까지 높아져 분양됐고 그것 때문에 분당, 강남 집값은 더 올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그래도 집값이 오르면 토지 거래 규제 추가 지정과 같은 각종 규제를 까다롭게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집값 안정 대책을 밝혔다. 그러나 김 팀장은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하겠다는 것이어서 결국 투기가 생길 것을 부동산 부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없는 강력한 방안을 먼저 제시한 뒤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또한 송도~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대규모 신규 사업의 경제성, 재원조달 방법 등에 대해 조사) 면제를 검토하는 것도 매우 잘못됐다고 김 팀장은 지적했다. 그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가게 되면 결국은 국민에게 졸속 사업 추진에 따른 예산 낭비 부담을 전가시킨다”고 우려했다.

김 팀장은 “신도시는 지구 지정 이후 5~10년이 걸리는 문제이니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는 여지는 언제든지 존재한다”면서 대폭 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과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이 아니라 서울시가 이전에 공급했던 장기 전세주택, 마곡지구의 국민임대주택 등 저렴하고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형태의 주택 공급 비율을 현행 20% 수준에서 크게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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