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물러나는 김성태 “들개정신으로 쉴새없이 달려왔다”

입력
2018.12.10 17:21
수정
2018.12.11 00: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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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권 도전엔 “성찰 시간 갖겠다” 즉답 피해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10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10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11일 임기를 마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년 간 원내지도부를 이끌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로 끊임없이 싸우는 야당으로서 체질 변화를 꼽았다. ‘웰빙정당’, ‘귀족정당’이란 인식을 벗어던지고 ‘들개정신’과 ‘야성’을 뿌리내렸다고 자부하는 듯 했다. 김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처절한 진정성’을 갖고 투쟁해달라고 당부하며, 평의원으로 돌아가더라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공을 위해 물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하루 남겨둔 10일 국회에서 고별기자회견을 연 김 원내대표는 그간의 활동에 대해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듯했다. 그는 “1년 동안 메시지를 내면서 때로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너무 가혹하다 할 정도로 공격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도 많이 있겠다고 생각한다”며 “그 분들을 위로하고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닷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도 아쉬움에 무게를 더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기가 조금 더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랬으면 같이 (갈등을) 풀면서 12월 국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여당 카운터파트인 홍영표 원내대표에게도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내가 집권당 원내대표를 많이 괴롭혔는데 홍 원내대표가 잘 인내해준 덕에 더불어한국당이 만들어졌다”고 우스개 소리를 던지며 “거칠고 거센 제1야당 원내대표를 만나 오죽 힘들었겠나. 많이 격려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야당으로서의 체질 변화를 이끈 것은 그가 자랑스럽게 꼽는 성과다. 그는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 낸 8일간의 단식농성,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남을 저지하기 위한 통일대교 점거농성 등을 언급하며 “그간 들개정신, ‘한 놈만 패겠다’고 말했는데 그와 같은 투지와 근성을 바탕으로 숱한 이슈와 정국의 고비에서 오늘까지 단 한 순간도 쉴새 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후임 원내 지도부를 향해 “국민들에게 배부른 싸움이라고 인식되지 않도록 처절함을 갖춰주기 바란다”고 강조하며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김병준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당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내년 2월 예정인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 꿈을 위해서, 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절대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원내대표로서) 일련의 활동에 대해 국민들이나 우리 당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나 자신의 성찰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주재를 끝으로 원내대표로서의 일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에는 4선의 나경원, 3선의 김학용 의원이 등록했으며, 이날 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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