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액티브펀드가 낫지만… 올해 투자자 선택은 패시브펀드

입력
2018.12.10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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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수익률은 패시브가 앞서, 수수료 높은 액티브 외면 

 “증시 정체기에는펀드매니저의 선별 능력 주목 받을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을 선정)의 수익률이 패시브펀드(주가지수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자)를 앞질렀지만 투자금은 여전히 패시브펀드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기였던 저금리 시대에 패시브펀드가 경제성(낮은 수수료)과 대중성(상장지수펀드의 인기), 여기에 양호한 실적까지 보여주며 구축한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시의 조정기 진입이 뚜렷해진 상황에선 운용자의 안목이 중요한 액티브펀드가 본격적으로 부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은 7일 기준 -15.95%로 국내 증시 대표 지수인 코스피 200 지수(-17.72%)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 1월의 반짝 급등 이후 내리막을 걷다가 급기야 10월 말엔 급기야 2,000선까지 붕괴된 약세장에서 액티브펀드가 평균 이상의 선방을 한 셈이다. 반면 패시브펀드 수익률은 -18.38%로 코스피 200 지수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펀드자금 흐름은 수익률과 무관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인덱스(패시브)펀드에 총 7조3,399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액티브펀드에선 1조4,584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날 기준 최근 3년간 자금 흐름을 봐도 액티브펀드에선 12조7,317억원이 유출된 반면 패시브펀드에는 12조1,076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액티브펀드에서 돈을 빼 패시브펀드에 투자하는 경향이 올해도 여전한 셈이다.

패시브펀드의 여전한 인기 요인으론 낮은 투자비용이 먼저 꼽힌다. 펀드매니저가 종목 분석, 기업 탐방 등의 수고를 들이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패시브펀드는 특정 주가지수(코스피 200, KRX 300 등)를 기준으로 미리 설정된 비중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패시브펀드(0.3~0.5%)의 수수료율이 액티브펀드(1.0~1.5%)보다 낮다. 적어도 주가지수만큼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안정성은 패시브펀드의 또다른 강점이다. 특히 패시브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8.18%로 액티브펀드(-2.42%)를 압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패시브펀드 대중화의 일등공신이다. 올해 국내 주식형 ETF에는 전체 패시브펀드 유입 자금의 87.2%인 6조4,019억원이 유입됐다.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일반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수 상승폭의 2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ETF,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등을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액티브ㆍ패시브펀드 수익률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액티브ㆍ패시브펀드 수익률_김경진기자

그러나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선 액티브펀드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증시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섰다고 판단된다면 패시브펀드의 투자 전략대로 ‘평균’을 쫓기보다는 전문가들이 발굴한 유망 종목에 투자해야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하반기에 액티브펀드가 상대적으로 방어를 잘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패시브펀드는 시장 지수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며 “그럴수록 시장 평균보다도 좋은 수익률을 낼 종목을 선별하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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