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온수배관 파열 날벼락에 밤샘 추위에 오돌오돌 떤 주민들

입력
2018.12.05 10:11
수정
2018.12.05 10:24
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 현장을 소방대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 현장을 소방대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4일 저녁 경기 고양시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 배관 파열사고’로 온수ㆍ난방 공급이 끊긴 경기 고양 일대 주민들이 밤새 추위에 떨어야 했다. 5일 오전에는 올 겨울 처음으로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이 느끼는 추위는 더 컸다.

이날 오전 백석역 일대에서 만난 주민 정모(61)씨는 “어제 밤 11시부터 온수가 안 나오고 난방도 안됐다”며 “너무 추워서 평소에 안 쓰는 전기장판을 가지고 밤을 지냈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조형욱(50)씨도 “밤새 추위에 시달려서 평소보다 일찍 나와 일터로 가고 있다”며 “초등학생인 아이들을 씻겨서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그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A아파트 노인정 회장인 박찬(85)씨는 “집안이 너무 추워서 노인정으로 왔는데 평소 따뜻했던 곳이 오늘은 냉골”이라며 “바닥을 맨발로 걷는 게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일산동구 백석동과 마두동 일대 3개 아파트 단지 2,861가구에 열 공급이 중단됐다.

주민들은 사고가 벌어졌던 전날 아찔했던 당시 상황도 생생하게 전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60)씨는 “수증기가 갑자기 꽉 차서 앞에 아무 것도 안 보이더라”면서 “도로 전체가 물난리라서 하수구를 계속 쓸어내려야 했다”고 했다. 분식집 직원 황모(66)씨는 “펄펄 끓는 물이 넘치면서 사람들이 발에 화상을 입고 가게 뒤쪽 화장실로 가서 화상 입은 곳에 물을 뿌려댔다”면서 “물이 너무 차서 구급차가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밤새 복구작업이 이어지면서 끊겼던 난방과 온수공급은 사고 발생 11시 만인 오전 8시가 다 돼서 재개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임시복구작업을 마무리하고 오전 7시55분부터 각 가정에 난방과 온수공급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다만 완전복구까지는 4~5일 더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27년 된 낡은 배관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고가 난 배관은 1991년 설치된 것으로,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긴 뒤 내부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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