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발차!” 남북 철도 공동조사 열차 북으로 출발

입력
2018.11.30 16:36
수정
2018.11.3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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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간 대장정 돌입] 9시 5분 남측 열차, 도라산역 출발해

北 판문역서 북측 기관차로 교체… 총 2600km 달리고, 17일에 귀환

3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북측 철도 현지조사를 위해 남측 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판문역으로 출발하고 있다. 도라산=신상순 선임기자
3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북측 철도 현지조사를 위해 남측 조사단이 탑승한 열차가 판문역으로 출발하고 있다. 도라산=신상순 선임기자

“남북 (철도)공동조사 열차 출무 신고 하겠습니다. 기관사 김재균, 박준만. 기관차번호 7482호. 도라산역에서 판문역까지 7.3㎞열차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내빈께 인사. 안전!”

3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북측 철도 공동조사에 투입되는 남측 열차 기관사의 출무 신고가 끝나자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발차”를 외쳤다. 기관차, 유조차, 발전차, 객차, 침대차, 침식차(사무ㆍ세면), 식수차 순으로 연결된 열차는 오전 9시 5분 북측 판문역을 향해 출발했다. 경의선ㆍ동해선 조사를 비롯, 평라선을 통한 북측 내부 이동까지 총 2,600㎞를 달리는 18일간의 대장정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열차가 북측으로 향하기에 앞서, 도라산역에서는 기관사 포함 28명의 조사단을 환송하는 행사가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앞으로 하나로 이어질 철길을 통해 남북이 함께 번영하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도 탄탄해질 것”이라며 “착공식도 연내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의 출정식은 남북 공동번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섬처럼 갇혀있던 한반도 경제 영토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장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이날 환송 행사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인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김재균 기관사는 판문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중요한 열차다보니 (지금 관리자로 일하고 있음에도 기관사로)제가 투입돼 열차를 운행하게 됐다”며 “10년 동안 열차가 안 다녔는데, 녹슨 철길에 녹이 제거되고 남북 열차가 상시 운행돼서 우리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열차는 북측 판문역에 오전 9시 30분 도착했다. 이어 한 시간 뒤 남측 기관차와 북측 기관차 교체를 진행한 뒤 남측 기관차는 남측으로 귀환했다. 판문역에서는 또 북측이 마련한 열차 3량이 추가됐으며, 발전차, 침대차, 객차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판문역에서 별도의 행사는 없었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열차 내부에는 조사단이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싱크대, 냉장고, 세탁기, 건조대, 밥솥 등이 마련돼 있었다. 침대차는 1, 2층을 나눠 총 28실을 구비했다. 각 침실 규격은 길이와 폭이 각각 2m, 1m 정도였으며, 난방이 가능했다. 식수차에는 조사단원이 20일 간 사용할 물이 실렸으나, 중간에 한번 급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차에는 5만5,000ℓ의 기름이 실렸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름을 쓰고 난 뒤) 남은 부분이 있다면 전량 우리 측으로 가지고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측 조사단은 북측 조사단과 함께 경의선 개성~신의주 약 400㎞ 구간을 12월 5일까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약 800㎞ 구간을 12월 8~17일 조사할 예정이다. 2007년 남북 공동조사단원으로 참여했다가 이번에는 공동조사단장을 맡게 된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당시 북측 전문가들이 (북측) 철도에 대해 잘 이야기 해줬기에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조사도 하게 될 것 같다”며 이번 조사에서도 북측 조사단의 적극적 협조를 기대했다.

도라산=공동취재단ㆍ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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