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를] 최대 소비층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 겨냥 美서도 레트로 마케팅

입력
2018.11.28 04: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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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업체 제너럴 밀스가 1980~90년대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를 시리얼 박스에 넣은 제품 디자인의 모습.
미국 식품업체 제너럴 밀스가 1980~90년대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를 시리얼 박스에 넣은 제품 디자인의 모습.

최근 미국에서도 과거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나 디자인 등이 산업 전반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90~200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일명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 최대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내 밀레니얼 세대 인구는 약 7,540만명을 기록, 베이비붐 세대(7,490만명)을 앞질렀다. 베이비붐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1946~1965년) 당시에 출생한 이들로 이후 미국의 안정적 경제성장 속에 높은 교육수준과 다양한 미디어를 누리며 미국의 사회ㆍ문화를 주도한 계층이다.

그런 베이비붐 세대가 이끌던 미국 소비문화의 바통을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가 넘겨받게 된 셈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90~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그룹 NPD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판매된 턴테이블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LP판이 2016년 1,300만장이나 판매되자 일본 전자제품 기업인 소니는 지난 30년간 중단했던 LP판 생산을 재개하기도 했다.

비슷한 현상으로 미국 내에서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은 감소하는 반면, 즉석 필름카메라의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의 즉석 카메라 ‘인스탁스’는 2016년 한해 동안 약 650만대가 판매돼 전년동기 대비 약 30% 판매량이 증가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도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대표 맥주 브랜드인 밀러라이트는 지난 2014년 일회성 프로모션으로 맥주 캔의 디자인을 1990년대 식으로 변경한 이후 매출이 급증하자 캔과 병 등 모든 제품의 디자인을 교체했다. 미국 식품업체 제너럴 밀스는 지난 2015년 1980~90년대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를 시리얼 박스에 삽입한 뒤 판매량이 크게 늘자 매년 2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리얼 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캔디 브랜드인 마이크 앤 아이크는 지난 2015년 과거 인기를 끌던 맛인 루트비어와 솜사탕을 맛을 다시 추가했고 제품도 이에 걸맞게 과거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 관계자는 “미국의 레트로 열풍은 패션과 게임, 완구, 영화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러한 레트로 트렌드를 파악하고 기존 제품의 판로 개척과 제품 개발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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