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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실리 뭐냐” 원내지도부 향한 협상 책임론 제기
박홍근(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해 12월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이 일정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회했다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21일 야당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야당의 발목잡기를 뿌리치지 못해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사실상 정치적 희생양 삼은 합의를 한 데 대한 비판이 박 시장과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을 놓고 결국 국정조사가 실시될 모양”이라며 “참으로 유감이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등에서 박 시장 측 핵심 인사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국정조사 수용을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야당에 대해 “의무교육을 받는 학생이 과외나 수학여행을 먼저 보장하지 않으면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생떼 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고 권력형 채용비리나 금품이 오고 간 사례는 일벌백계하고, 잘못된 정책이 있으면 개선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정조사 실시를 논의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야 협상 주체인 원내지도부에 대한 아쉬움도 쏟아졌다. 직전 원내 수석부대표였던 박 의원은 “터무니없는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원내지도부의 고충을 모르지 않는다”면서도 “보수야당의 막무가내식 협박정치 앞에서 드루킹 사건에 이어 또다시 의혹만을 가지고 국정조사를 바로 수용한 점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부득이한 결정이었다면 판문점선언의 국회비준이나 주요 민생법안 처리와 연계해 일괄 타결시키는 게 그나마 명분과 실리를 챙기는 협상이었을 것”이라며 “결국 민주당이 얻은 건 당연히 해야 하는 예산 심사를 뒤늦게 착수하게 됐다는 빈 수레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국회는 국정조사의 내용과 방식을 놓고 또 한바탕 정쟁을 치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오랜만에 반전의 호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보수야당은 엄청난 진흙탕 싸움터를 만들 것”이라며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을 흔들 것이고, 당내 유력 정치인을 흠집 내는 데 한껏 열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야당은 기세를 몰아 조만간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또 볼모로 잡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제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면적으로 나올게 뻔하다”며 “끝없는 당리당략과 정쟁 유발 앞에 언제까지 온순한 양처럼 끌려 다녀야 하는지 심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 의원도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칙적으로 고용세습 국정조사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 의원은 “야당의 터무니 없는 발목잡기이고, 박 시장을 정치적 희생양 삼아 국회를 정상화한다면 그것이 과연 정상화인가”라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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