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찰, 진실보다 권력 선택했다” 아내 혐의 부인

입력
2018.11.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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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장 “최선의 결론” 직접 반박… 김혜경씨 기소의견으로 檢 송치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경찰의 수사결과를 두고 이 지사가 19일 “네티즌 수사대보다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갑용 경찰청장이 “최선을 다해 얻은 결론”이라며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향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스모킹건이 나올 지가 이번 사건의 최대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트위터 계정의 주인은 제 아내가 아니다”며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 끌어 모아서 제 아내로 단정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를 보면 (경찰이)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수사 결과를 비난했다.

이 지사는 김씨가 경찰의 휴대폰 제출 요구를 거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이뤄지던 7개월 동안 (김씨가 쓰던) 휴대폰 제출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사흘 전쯤 변호사를 통해 제출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어온 게 전부”라고 밝혔다. 김씨는 휴대폰을 교체한 상태다.

이 지사의 발언에 민갑룡 경찰청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얻은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민 청장은 “수십 차례 압수수색을 해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각자 입장에서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검찰의 판단 단계가 남아 있고 보충수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 청장은 ‘김씨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이나 제출 요구를 했느냐’는 기자단 질문에 “저희도 왜 살펴보고 싶지 않았겠느냐”며 “수사 중이기 때문에 팩트(사실) 하나하나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저희가 필요한 절차는 다 거쳤다고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 지사의 반발에 대한 직접 대응은 아끼면서도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같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캡처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것도 경찰은 김씨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계획적인 의도로 보고 있다. 김씨가 휴대폰 단말기를 교체한 것 역시 증거 인멸을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0여 차례 압수수색 등을 통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취득한 증거들이 다수 있다. 언론에 알려진 증거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재판이 시작되면 결정적인 증거들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예고대로 이날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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