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투자도 오늘부터 카톡으로 해볼까”

입력
2018.11.19 17:30
수정
2018.11.19 21: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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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투자’ 시동

예치금 계좌 없이 1만원부터 가능

내년엔 환전 서비스도 시작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제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제공

요즘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지문인식 한 번에 쉽게 ‘카톡 송금’하거나, 축의ㆍ부의금까지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다. 앞으로는 카카오톡으로 금융상품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도 익숙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은행 보안카드부터 현금, 신용카드 및 각종 멤버십 카드까지 없앤 카카오페이가 이번엔 금융 투자와 환전의 장벽을 무너뜨린다.

카카오페이는 19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계획을 설명했다. 2014년 ‘공인인증서 필요 없는 송금 서비스’를 내세우며 등장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4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했다. 처음 공식 석상에 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대한민국 금융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면서 “궁극적으로 카카오페이 하나면 모두가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전 국민의 생활금융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 위에서 4년간 결제, 송금, 청구서, 인증 등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 문화를 바꿔 온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월간 거래액이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만 해도 1조원 수준이었던 월간 거래액이 7개월 만에 무려 2.3배 증가한 것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써본 사람의 숫자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에 육박하는 2,500만명”이라며 “월간 실사용자(MAU) 수는 지난달 기준 1,300만명으로, 핀테크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사용자들의 금융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수익까지 손에 잡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카카오페이의 목표다. 20일부터 서비스되는 ‘카카오페이 투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으로 바로 투자가 가능해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투자 서비스보다 쉽고 간편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는 “투자의 벽을 낮춰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다”면서 “기존 금융투자 상품들과 달리 별도 예치금 계좌도 필요 없고, 1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투자상품은 크라우드 펀딩부터 증권 및 펀드까지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이며, 수익률은 6~15% 수준으로 예상된다.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가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20일부터 시작되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제공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가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20일부터 시작되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가 정식 은행이 아닌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 수석매니저는 “사용자들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중심으로 서비스를 기획했다”면서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 중 카카오페이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 것들과, 우리가 직접 설계부터 개발까지 관여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 대표는 “특히 부동산의 경우 우리가 직접 현장에 가서 2중, 3중으로 확인한다”면서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카카오페이를 외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지 화폐를 쓰는 데 서툴러 주머니마다 동전을 잔뜩 가지고 다니거나, 갑자기 신용카드가 먹통이 돼 당황할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 1분기부터 서비스될 첫 번째 국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자주 찾는 일본이다. 류 대표는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으로 모바일 결제를 강력하게 밀고 있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후 중국 결제 플랫폼 알리바바와 협업해 환전 없이 국가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결제 서비스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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