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물의 진화 나선 평화당 “술과의 전쟁”

입력
2018.11.19 17:36
수정
2018.11.20 0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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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ㆍ학교 등서 음주 강요 땐 처벌’ 등 입법 약속

민주평화당 음주문화 개선 7대 입법과제 그래픽=송정근 기자
민주평화당 음주문화 개선 7대 입법과제 그래픽=송정근 기자

자당 소속 이용주 의원 음주운전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민주평화당이 음주문화 개선 7대 입법 과제를 발표하며 ‘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평화당이 제시한 안에는 직장이나 학교 등 단체에서 술을 강제로 마시게 할 경우, 이를 폭력행위로 처벌하는 강력한 내용도 담겨 있다. 지금까지 나온 음주 규제 관련 법안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수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화당은 이 의원의 음주운전을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음주문화를 바로잡는 데 당력을 쏟을 방침이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문화 개선 7대 정책’에 대한 입법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번 이 의원의 음주운전 건을 계기로 평화당은 우리 사회의 음주운전과 음주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음주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음주관련 7대 정책을 입법화하는 술과의 전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평화당은 7대 과제를 통해 술 먹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와 그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생각이다. 우선 술을 강제로 권하거나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행위를 폭력으로 규정해 처벌하기로 했다. 이 안의 포함 여부를 두고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론이 당내에서 제기돼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정 대표가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장ㆍ체육시설ㆍ산책로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행사 주최자가 사전에 신고할 경우에는 허용하기로 했다. 주류 판매자가 소란을 피우는 특정 고객에게 술 판매를 거부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고객이 이에 반발할 경우 경찰의 도움도 받을 수 있게 했다.

정동영(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문화 개선 7대 종합세트 입법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문화 개선 7대 종합세트 입법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범죄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음주로 인한 범죄 시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을 경감하지 못하게 했다. 여기에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해 가중처벌을 받도록 했다. 음주운전 시 면허를 취소하고, 면허 재취득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TV프로그램ㆍ영화ㆍ광고 등에서 음주 장면이 나오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되면 예를 들어 취중토크쇼 프로그램 ‘tvN 인생술집’은 전파를 탈 수 없다. 주류사의 행사 협찬ㆍ광고도 금지된다.

평화당은 조만간 관련 법안을 만들어 당 소속 의원들 이름으로 공동발의할 계획이다. 또 이용주 의원의 음주운전으로 다시 한번 제정 요구가 높아진 이른바 ‘윤창호법(음주운전 치사 시 살인죄 적용)’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당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시작부터 “저희 당 소속 이 의원의 음주운전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려 당 대표로서 죄송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 의원에 대한 징계가 ‘반쪽 징계’에 그쳤다며 비난을 받자 정 대표 특유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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