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北에 ‘평천 오수정화장 개축’ 제안

입력
2018.11.20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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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때 제안서 전달

김정은, 9월 방북 박원순에

“대동강 수질 어렵다” 언급해

개량 땐 하루 30만톤 하수 정화

평양 대동강에 유람선이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평양 대동강에 유람선이 지나고 있다. 한국일보

서울시가 평양의 ‘평천 오수정화장’을 대규모로 개축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동강 수질이 어렵다”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발언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평천 오수정화장의 기존 하수처리 시설을 개량해 일일 30만톤 규모의 하수를 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향후 시는 서울ㆍ평양 하수도 민관협력단을 구성해 평천 오수정화장의 기술상태를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시와 남측의 민간 전문업체가 합동조사, 기술교류 포럼ㆍ세미나를 통해 하수도 개량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술력이 검증된 민간 하수도 사업자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시가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시는 평양의 하수도사업 전문인력에게 관련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시는 이 같은 제안서를 지난 3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방한했을 때 북측에 전달했다. 때문에 이를 전달받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 수행단 일원으로 방북한 박 시장에게 대동강 수질 문제를 언급해 확답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는 평천 오수정화장 개축이 완료되고 남북관계 진전이 계속되면 하수처리시설이 없는 북측 지역 10곳에 이 같은 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경ㆍ평 상수도 협의체를 구성해 대동강 공동 수질조사를 하고, 휴대용 수질 측정장비ㆍ수인성 질병 예방용 소독약품 등을 지원하는 방안(본보 9월 27일자 12면)도 준비중이다.

이 같은 상ㆍ하수도 시설 지원방안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측에 이 같은 제안서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다. 시의 남북교류는 북측의 수요에 우선을 두고 검토하는데 ‘대동강 수질개선’은 오수 오염원을 제거하고 음용하는 것까지를 의미하므로 상ㆍ하수도 지원이 서로 연결돼있는 것”이라며 “유엔 대북제재 등 여러 상황을 감안,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보조를 맞춰 진행할 일”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이나 9월 중

남북 평화관광주간 추진도

또 시는 내년 4월이나 9월을 ‘남북 평화관광 주간’으로 지정하고 남북 관광 협력을 본격화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민간을 포함한 남북 평화관광협의회를 구성하고 △육로를 통해 서울-북한 평양ㆍ금강산-중국 베이징ㆍ상하이 등을 연결하는 관광코스 개발 △평양에서 냉면ㆍ팔도음식 등 식도락 한마당 주최 △평양에서 관광포럼ㆍ사진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 자문단을 구성해 ‘남북 평화관광주간’을 선포한다는 계획을 확정한 것은 맞다”며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통일부ㆍ외교부 등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교류와 관광을 연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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