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부자들 잔치 소리에 ‘빈자의 절규’ 묻히고 있다”

입력
2018.11.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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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빈민의 날 미사 집전하며 

 ‘부자가 지배하는 세상’에 직격탄 

프란치스코 교황(윗줄 가운데)이 18일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바오로 6세 홀에서 이날 미사에 참석한 빈곤 계층 신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윗줄 가운데)이 18일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바오로 6세 홀에서 이날 미사에 참석한 빈곤 계층 신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부자들의 세상’을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부자들이 만드는 시끌벅적한 잔치 소리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절규가 묻히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부(富)를 독점하는 극소수 부유층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두 번째 세계 빈민의 날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미사를 집전하면서 “불의는 왜곡된 빈곤의 근원”이라며 사회적 불평등이 만연해 있는 지구촌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매일 더 커지는 빈자들의 절규는 극소수 부자들의 (잔치) 소리에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파에 시달리는 모든 이의 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하자”며 “이 소리는 부자들이 모두의 것으로 잔치를 벌이는 동안 집과 땅, 위대한 자연 자원을 빼앗기고 쫓겨나는 사람들의 절규”라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2016년 “매년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빈자의 날로 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날 미사에는 빈곤 계층 신자 6,000여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미사 집전 후, 바오로 6세 홀에서 신자 3,00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교황청은 이날 의료팀을 꾸려 무상으로 빈곤 계층을 진료했으며, 이탈리아 각 교구 역시 의료진들이 지역 빈곤층을 상대로 의료 봉사활동을 벌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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