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제65회 마카오 그랑프리 - 사고의 순간을 담다

입력
2018.11.17 21:06
수정
2018.11.18 14:21
마카오 그랑프리는 도심 서킷의 특성 상 사고가 잦은 게 특징이다.
마카오 그랑프리는 도심 서킷의 특성 상 사고가 잦은 게 특징이다.

마카오 그랑프리는 매력적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마카오의 도심을 무대로 구성된 '마카오 기아 스트리트 서킷(Macau Guia Street Circuit)에서 치러지는 마카오 그랑프리는 아주 당연하게도 잦은 사고로 인해 관람객들과 팀 관계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그 숱한 사고 속에서도 꿋꿋히 레이스를 치르며 마지막 체커를 받는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단 한 번의 실수, 혹은 치열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사고들이 워낙 많은 만큼 유튜브나 여러 SNS 페이지에서도 '마카오 그랑프리 사고 장면'만 따로 편집해서 게시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연습 주행과 예선 경기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결승 레이스를 시작한 17일, 토요일 레이스에서는 어떤 사고가 있었을까?

사고의 시작은 FIA F3 월드컵에서 시작되었다.

오픈휠과 코너 주행 속도가 워낙 높은 F3의 특성 상 작은 흔들림으로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려 차량이 겹치거나 경쟁을 펼치게 된다면 평소 서킷에서와는 완전히 다를 정도로 사고의 확률이 높아진다.

지난 마카오 그랑프리 동안 F3 월드컵은 정말 '살아남은 이가 이기는' 그런 레이스와 같았다. 연습과 예선에서도 여러 사고가 있었고, 또 이번 대회에서도 연습과 예선에서 여러 사고가 발생하며 관람객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17일 진행된 퀄리파이케이션 레이스에서도 사고는 이어졌다.

엔트리 넘버 21번을 달고 이번 FIA F3 월드컵에 출전한 토다 레이싱 소속의 '세나 사가쿠치(Sena SAKAGUCHI)가 사고의 중심이 되었다. 충돌로 인해 포뮬러 레이스카의 상징인 프론트 윙은 물론이고 서스펜션까지 망가졌다. 세나 사가구치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다행히 극심한 부상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F1 전설과 같은 '세나'를 앞세운 만큼 이번 사고에 위축되지 않고, 앞으로도 우승을 향해 질주하길 기대해본다.

시작과 함께 발생한 사고

FIA F3 월드컵의 퀄리파이케이션 레이스에 이어 진행된 FIA GT 월드컵의 퀄리파이케이션 레이스에서도 사고는 발생했다. 수많은 GT 레이스카가 스타트 신호와 함께 1번 코너와 2번 코너를 과감히 빠져나오는 듯 했다. 많은 기자들은 '추월 포인트'이자 '촬영 포인트'인 3번 코너, 즉 '리스보아 밴드'의 접전을 포착하기 위해 준비했다.

그러나 사고는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발생했다. 선두권 차량들이 2번 코너를 매끄럽게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라임색의 포르쉐 911 GT3 레이스카 한대가 2번 코너 바깥 방호벽에 그대로 충돌했다. 충격이 워낙 컸던 만큼 리어 윙 스포일러나 외장 파츠가 허공으로 산개되고, 레이스카도 큰 손상을 입은 듯 했다.

사고는 빠르게 처리되었고, 이후 레이스가 재개되며 큰 사고 없이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원래 마카오는 이런 곳이야, WTCR의 치열함

F3와 GT 월드컵의 사고는 전조에 불과했던 것 같다.

두 대회에 이어 치러진 WTCR은 그 공기부터 사뭇 달랐다. WTCR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WTCC는 이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절대적인 치열함'이 무엇인지 늘 선보여왔다. 늘 최종전이 치러졌던 만큼 각 팀과 선수들은 '다음이 없다'는 듯 그 어떤 때보다 더 과감하고 또 무모한 레이스를 펼치며 관람객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스탠딩 스타트로 시작된 첫 번째 결승 레이스에서 이안 뮐러가 빠르게 치고 나오며 i30 N TCR이 WTCR 대열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리스보아 밴드에서 흔히 말하는 '트래픽 잼'이 발생했다. 한 대의 레이스카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 상황에서 스핀하며 코스 한쪽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바로 위 사진처럼 말이다.

홀로 다른방향을 향하고 있는 골프 GTi TCR을 타고 있는 메하디 베나니는 세바스티앙 로브 레이싱 소속으로 지난해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열린 WTCC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선수지만, WTCR의 치열한 경쟁에 휘말렸다. 다행히 전체적으로 큰 데미지는 없었지만 레이스는 잠시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FIA GT 월드컵과 WTCC에서 대량의 '사고액'을 유발했던 무리쉬 힐(Moorish Hill)의 코너에서 다시 한 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의 주범은 바로 레오파드 레이싱의 세컨드 드라이버인 쉐든이었다. 팀메이트인 J.K 베르네가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만큼 이 사고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J.K 베르네는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키며 가장 먼저 체커를 받았다.

이 사고는 그 동안 무리쉬 힐에서 발생했던 다른 사고들과 유사했다. 쉐든은 무리하게 코너를 파고들었고, 언더스티어가 나며 방호벽에 충돌, 그대로 코스위에 서버렸고, 뒤따르던 차량들이 대거 엉키게 된 것이다. 다행히 후방의 차량들이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달리고 있던 상황이라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현장의 진행요원들은 능숙하게 차량을 정리했고, 그렇게 레이스가 재개되었다.

코스 밖으로 옮겨지고 있는 레이스카를 바라보고 있는 쉐든의 뒷모습이 무척 처량해 보였다. 이후에도 몇 번의 충돌과 사고가 있었지만 레이스의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그 결과 J.K 베르네와 이안 뮐러, 그리고 폴 포지션이었던 롭 허프가 마지막까지 첨예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연출하여 체커를 받았다.

아직 남은 네 번의 레이스

17일의 모든 레이스가 끝이 났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일요일인 18일에는 FIA F3 월드컵과 FIA GT 월드컵의 결승 레이스가 각각 한 번씩 남아있으며 치열한 경쟁과 여러 사고로 '마카오 그랑프리의 존재감'을 입증했던 WTCR의 경우에는 두 번의 결승 레이스가 남아있다.

과연 이 위험한 전장에서 어떤 장면이 이어질지 내일을 기대해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사진: 강현승, 김범준 객원기자, 정영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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