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건설인 덕분에 어깨 으쓱”

입력
2018.11.16 04:40
수정
2018.11.16 09:56
19면

 GS건설 ‘세계최초 빌딩형 차량기지’ 싱가포르 현장 방문 

 대기업-중기 상생협력 모델… “해외진출 적극 지원”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GS건설과 협력업체들이 손잡고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세계 최초의 빌딩형 지하철 차량기지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동반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정부는 중소ㆍ중견기업 지원 확대, 동반 진출 우대 등 해외 건설시장 개척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뒤 현지 빌딩형 지하철 차량기지 건설사업인 ‘T301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과거 저가 수주 경쟁을 넘어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해외 건설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정부도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진출, 고부가가치 투자개발사업 진출 활성화, 인력ㆍ금융ㆍ정보제공 등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해외 순방을 나갈 때마다 우리 건설인 여러분 덕분에 어깨가 으쓱했다”며 “인프라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경제협력 분야로, 건설인 여러분이 앞장서면 정부도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이 방문한 곳은 GS건설이 재작년 3월 수주한 싱가포르의 빌딩형 지하철 차량기지 건설사업인 ‘T301 프로젝트’ 공사 현장이다.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에 위치한 싱가포르 지하철 3개 노선(다운타운라인,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이스트웨스트라인)의 차량기지 공사로, 32㏊(10만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2층 규모의 지하철 차량기지와 지상 1층~4층 규모 버스 차량기지가 들어선다. 공사기간은 95개월로 2024년 2월 준공 목표다.

T301 프로젝트는 지하철 차량기지를 빌딩형으로 짓는 첫 사례인 데다 공사 규모도 커 전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치열하게 수주 경쟁을 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and Transport AuthorityㆍLTA)이 발주한 이번 공사는 계약금액이 20억 싱가포르달러(1조7,000억원)로, LTA가 발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공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통해 해외에 동반 진출한 모범 사례로, 특히 수주 지역이 정부의 외교ㆍ경제 다변화 정책의 핵심 대상인 신남방 지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치열한 각축전에서 GS건설이 승리한 이유는 국내 협력업체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차량기지가 들어설 지반이 연약한 점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극복할지가 입찰 최대 변수였는데, GS건설이 국내 지하연속벽 공법 전문업체인 삼보E&C와 연약지반공법 전문업체인 동아지질과 협업해 해당 부문의 강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이 적중했다는 얘기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삼보E&C와는 25년, 동아지질과는 32년째 동반자 관계를 맺고 국내외 수많은 건설 현장에서 함께 일해왔다”며 “그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들 업체와의 상생협력이 가능했기 때문에 T301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T301 프로젝트 조감도. GS건설 제공
T301 프로젝트 조감도. GS건설 제공

국토교통부는 이날 해외 건설시장에서 T301 프로젝트 수주와 같은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신용도나 담보력 부족으로 해외진출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중소ㆍ중견기업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자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6월 출범한 ‘한국 해외인프라ㆍ도시개발 지원공사(KIND)’를 통해 신남방지역(아세안 인도 등) 및 북방지역(러시아, CIS, 동유럽, 몽골 등) 내 인프라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를 2022년까지 각각 1억달러 규모로 조성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남방 지역의 교통 에너지 수자원 스마트인프라 등 4대 중점협력 분야와 극동아시아 및 유라시아 개발 사업에 펀드 자금이 우선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