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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기 ‘난처한 클래식 수업’
14일 서울 대신동 스튜디오 리움에서 열린 '난처한 콘서트' 무대에서 민은기(오른쪽 두 번째) 서울대 교수가 모차르트 삼중주 케겔슈타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회평론 제공

“모차르트의 음악은 정말 간결해요. 군더더기나 과장, 허세가 없어요. 음표가 많지 않고 구조도 단순해요. 그 덕에 음악 좀 배운 아이들도 금세 도전해보는 작곡가이지만, 그 때문에 정작 프로연주자들은 가장 승부를 걸기 어려워하는, 까다로운 작곡가 중 하나에요. 혹 실수하거나 뭔가 문제가 생기면 화려한 테크닉 같은 다른 뭐로 가릴 수가 없거든요. 연주자 자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음악이에요.”

14일 서울 대신동 스튜리오 리움에서 열린 ‘난처한 콘서트’. 민은기 서울대 교수가 모차르트 음악의 특성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살리에르와의 갈등을 극적으로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 때문에 모차르트에 씌워진 ‘기괴한 천재’ 이미지를 벗겨내는 설명이기도 했다.

‘난처한 콘서트’는 ‘난처한 클래식 수업’ 출간에 맞춘 행사다. ‘난처한’은 ‘난생 처음 한번’의 준말로 각 분야 초보 입문자를 위한 길안내 역할을 자처하는, 출판사 사회평론의 기획 시리즈물 이름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해보는 미술이야기’를 시작한 데 이어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이 뒤를 이어간다. 철저하게 입문자 눈에 맞춰 질의응답 식으로 책을 구성했고, QR코드를 넣어둬 책을 보면서 음악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했다.

‘난처한 콘서트’는 2권, 3권을 낼 때에 맞춰 1년에 두 번 정도 열 예정이다. 첫 권은 모차르트다.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이날 무대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삼중주는 물론,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까지 다양한 곡들을 선보였다.

입문자를 겨냥해 눈높이를 낮췄다지만 책은 예상보다 까다롭다. 클래식 대중화를 노린 책이라면 작곡가, 연주자, 작품에 대한 뒷얘기를 흥미롭게 버무려놓는 걸 떠올리는데, 이 책은 그걸 넘어선다. 가령 긴박함으로 유명한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g단조의 경우 1악장 1주제를 제시한 뒤 이 부분에서 왜 이런 긴박감이 생겨나는 지를 설명하고, 클라리넷이나 비올라 같은 악기들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모차르트가 이 악기들의 특성을 얼마나 잘 활용했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난처한 클래식 수업 1권
민은기 지음
사회평론 발행ㆍ360쪽ㆍ1만8,000원

이런 접근법은 다른 책과의 차별화이기도 하지만, 민 교수의 의도이기도 하다. 그는 아예 처음부터 “우리가 들을 음악은 좀 까다로운 음악이고, 그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 정해두고 얘기를 풀어나간다. 음표라는 추상적 기호로만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클래식 음악인데, 친숙한 멜로디와 달콤한 가사를 주무기로 삼는 대중음악에 비하자면 재미없고 어려운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다른 목적 없이, 그냥 음악 그 자체, 그러니까 음이 만들어내는 구조나 질서 같은 걸 집중해서 듣고 즐기는 문화가 17세기 즈음 정착했고 지금도 감동을 주는 거에요. 제 책이 그 문화로 가는 입구였으면 합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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