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입시는 가채점부터… 보수적으로 해야 오차 줄인다

입력
2018.11.15 17:40
수정
2018.11.15 20: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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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이후 대입 합격 전략] 

 대학별 반영비율ㆍ환산점수 꼼꼼히 따져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시험을 갓 마친 수험생들에게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진짜 입시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당장 주말부터 수시모집 대학별고사가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별로 없다.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입시 전략에 따라 대학 합격 여부는 뒤바뀔 수 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마중나온 부모님과 포옹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마중나온 부모님과 포옹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기억 선명한 시험당일 채점이 좋아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채점이다. 가채점은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다음달 5일 전, 수시로 방향을 잡을지 아니면 정시를 지원할지 판가름할 중요한 잣대다. 따라서 휴식은 잠시 미루고, 기억이 비교적 선명한 시험 당일 채점할 것을 권한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채점해야 계획과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

가채점을 단순히 영역별 원점수를 확인하는 채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학 입시에서 활용되는 것은 주로 표준점수, 백분위, 변환표준점수(대학별 점수 체계에 맞게 변환한 점수)다. 원점수를 알면 각종 입시업체 온라인 사이트에서 쉽게 산출할 수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수능이후 첫주말 주요대학논술일정 _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수능이후 첫주말 주요대학논술일정 _송정근기자

가채점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의 논술이나 면접, 구술고사 등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는 게 좋다. 올해는 수능 직후인 17일부터 연세대,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에서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므로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 논술의 경우 매년 대학별 문제 유형이 유사하기 때문에 대학이 제공한 기출 문제와 예시 문제를 잘 살펴보는 기본에 충실하게 대비해야 한다. 또 가채점 결과 본인의 성적이 수시 지원 대학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점수가 평소보다 잘 나왔다면 정시모집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로 지원해 놓은 대학이 정시에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를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 추가 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등록 여부와 관계 없이 정시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시모집은 경쟁률, 수능 영역별 반영 방법에 따라 합격선의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수시 포기 결정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바늘구멍 ‘정시’ 대학별 모집 요강 꼼꼼히 

대학별 정시모집 인원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 대학 입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이 모집 인원의 23.8%를 정시로 선발한다. 작년(26.3%)보다 2.5%포인트 줄어들었다. 정시모집 요강도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만큼, 이를 철저히 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파악해야 정시모집의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정시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우선 △수능 반영 영역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내신 반영 여부 등 본인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들의 정시 전형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급선무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른 경우도 있다. 경희대를 예로 들면 문과대학, 외국어대학 등이 포함된 인문계열은 정시에서 ‘국어(35%) 수학 나형(25%) 영어(15%) 사탐(20%) 한국사(5%)’를 반영하지만 정경대학, 경영대학 등이 포함된 사회계열은 국어(25%)와 수학 나형(35%)의 반영 비율이 반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국어보다 수학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은 인문계열보다 사회계열에 지원할 때 합격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저작권 한국일보] 2019학년도 대입일정 _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2019학년도 대입일정 _송정근기자

또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학의 경우 가형(이과)ㆍ나형(문과),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문과)ㆍ과학(이과) 등으로 문ㆍ이과에 따라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만, 중하위권 대학 대부분은 이를 정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계열일 경우 수학 가형이나 과학탐구영역 응시자에 가산점이 부여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특히 지난해 처음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영역의 대학별 반영 방법도 확인해 봐야 한다. 대다수 대학에서는 영어영역 점수를 영역별 비율에 따라 반영하지만, 일부 대학은 정시에서도 영어 등급을 최저 기준으로만 활용하거나 ‘등급별 점수’ ‘등급별 가산과 감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점수를 환산하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단순 합산 점수로는 성적이 높았던 수험생이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에 따라 점수가 역전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대학별 환산 점수를 반드시 파악한 뒤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주요대 정시 수시 반영 방법 _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주요대 정시 수시 반영 방법 _송정근기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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