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슈퍼 히어로’의 아버지, 스탠 리 별세

입력
2018.11.13 08:31
수정
2018.11.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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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업계 거물 스탠 리가 2002년 4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미소 짓고 있다. 미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스파이더맨과 블랜 팬서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스탠 리가 지병으로 이날 타계했다고 전했다. 향년 96세. 뉴욕= AP 연합뉴스
미국 만화업계 거물 스탠 리가 2002년 4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미소 짓고 있다. 미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스파이더맨과 블랜 팬서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스탠 리가 지병으로 이날 타계했다고 전했다. 향년 96세. 뉴욕= AP 연합뉴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수 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탄생 시킨 미국 만화업계 거물 스탠 리가 12일(현지시간) 지병으로 별세했다.

올해로 96세인 스탠 리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의 시더-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숨을 거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스탠 리의 유족도 그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리는 슈퍼 히어로의 아버지였다. 그는 잭 커비(1917~1994) 등과 함께 스파이더맨ㆍ헐크ㆍ닥터 스트레인지ㆍ판타스틱4ㆍ데어데블ㆍ블랙 팬서ㆍ엑스맨ㆍ아이언맨ㆍ토르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본명인 ‘스탠리 마틴 리버’보다는, 필명인 ‘스탠 리’(Stan Lee)로 더 잘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스탠리 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인생은 늘 ‘마블’과 함께였다. 1922년 뉴욕 맨해튼의 루마니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39년 우연한 기회에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 전신)에 입사하면서 만화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편집 조수로 일을 시작했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이야기 구성에도 참여했다. 특히 당시 큰 인기를 끈 ‘캡틴 아메리카’ 각본 일부를 쓰면서 만화 원작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마블 코믹스를 대형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마블의 슈퍼 히어로 영화에 40여 차례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마블 코믹스 편집장과 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장 등을 역임한 리는 1994년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를 수상했고 1995년 잭 커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08년에는 예술가들의 최고 영예인 ‘미국 예술 훈장’을 수상했다.

리가 직접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팔로워가 300여 만 명에 달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출생과 사망 연도를 뜻하는 ‘1922-2018’이라는 문구가 마지막으로 올라왔다. 슈퍼 히어로가 하늘로 힘있게 올라가듯, 리가 평소 자주 사용했던 ‘엑셀시오르’(Excelsiorㆍ더욱 더 높이)라는 단어도 적혀 있다. 리의 트위터 계정엔 추모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영화계 인사들의 애도도 쏟아지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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