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필로폰 투약 ‘혐의 부인’ 아닌 ‘진술 거부’ 이유는

입력
2018.11.12 19:31
수정
2018.11.1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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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과 강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폭행과 강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필로폰 투약과 관련 ‘혐의 부인’이 아닌 ‘진술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양 회장과 함께 대마초를 나눠 피운 양 회장의 회사 임직원 7명을 입건했다. 양 회장이 헤비 업로더 등을 관리한 정황도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ㆍ형사 합동수사팀은 12일 양 회장이 대마초를 피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혐의를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일단 양 회장이 대마초를 피웠다는 혐의를 인정한 만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상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필로폰 투약 여부도 혐의에 포함할 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과수 검사에서 마약 성분이 나오지 않으면 양 회장의 필로폰 투약 사실 입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가 대마초를 피운 시기는 2015년 10월이다. 이후에 “몇 차례 피웠다”고 했지만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필로폰 투약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 조차 거부하고 있다.

또 마약을 한 차례만 투약한 경우, 상습 투약이 아닌 이상 마지막 투약 후 6개월~1년 이상이 지난 경우 머리카락 등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마약 사건을 담당해 온 한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이 진술 자체를 거부한 것은 머리카락 등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굳이 스스로 말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가 추후 재판 등에서 마약성분이 나오면 자신이 거짓말 한 것이 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 자기 방어를 위한 고도의 전략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양 회장과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양 회장 회사 임직원 A씨 등 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15년 10월 강원도 홍천 양 회장의 별장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양 회장과 대마초를 나눠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양 회장이 대마초를 가져와 함께 피우자고 제안해 피웠다고 진술했다. 양 회장은 워크숍 당시 외에도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워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양 회장이 소유한 웹하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서 활동한 헤비 업로더와 일반 업로더를 구분해 관리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헤비 업로더는 누적 수익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경찰은 이미 양 회장과 연관된 헤비 업로더 5명과 일반 업로더 50명 등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양 회장과 이들의 연관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일반 업로더 60명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많게는 수 억 원에서 적게는 수 백 만원까지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한 뒤 오는 16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마약 및 폭행, 강요, 정보통신법 위반 등 9개 혐의를 받고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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