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국제 관용의 날(11.16)

입력
2018.11.16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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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엔 제정 ‘국제 관용의 날’이다. 사진은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인 1982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un.org
오늘은 유엔 제정 ‘국제 관용의 날’이다. 사진은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인 1982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un.org

11월 16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관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olerance)’이다. 다른 문화를 지닌 민족ㆍ집단이 서로를 이해ㆍ존중하고 공존ㆍ공생의 지평을 확장해 가자는 취지의 날이다. 냉전이 끝나고 분쟁 기운이 분출하던 1993년 유엔 총회가 유네스코 창립 50주년이던 1995년을 관용의 해로 정했고, 이듬해 이 날을 제정했다.

관용은 유엔헌장과 세계인권선언에 담긴 보편 인권의 기초 덕목 중 하나다. 관용의 토대 위에 서야만 자유와 평등, 정의가 제 값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관용은 언뜻 자유ㆍ평등ㆍ정의의 실현을 제한하거나 제약하는 핑계 혹은 장애물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관용하는 이들만 경제적ㆍ정서적 손해라는 상황적 계산에 의해 위협받기도 한다. 관용의 조건과 한계를 되묻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다. 그래서 관용은, 윤리적 의무ㆍ당위이면서 정치적ㆍ법률적 문제가 된다.

관용은 종교적 회계나 죄 사함처럼 과거에 대한 무조건적 용서와 다르고, 다름에 대한 무한대의 용인도 냉담한 무관심도 아니다. 현대 문명사회는 휴머니즘과 보편인권의 가치 위에 법과 제도를 두고, 또 교육과 정보네트워크, 개인의 각성과 공동체의 해법을 통해 충돌하는 가치와 원칙들이 서로 조응하고 또 서로를 보완하도록 구조화했다. 물론 인간이 구축한 구조가 모든 사안에 답을 제공할 수는 없다. 그래서 관용은 현실의 덕목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묻고 되묻고 반성하고 수정하는 일상의 숙제다.

근년의 유엔과 국제사회가 묻는 관용의 가장 커다란 질문 중 하나는 난민ㆍ이민 문제일 것이다. 올해 유엔은 ‘유튜브’와 공동으로, 관용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제를 연다. 난민고등판무관실 등과 함께 하는 토론회도 열리고,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 특별 공연도 기획됐다. 1995년 제정된 유네스코 인권상의 올 수상자인 캐나다 영화인 마농 바르보(Manon Barbeau)와 케냐의 NGO ‘The Coexist Initiative’에 대한 시상식도 열린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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