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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마이너리티] <18> 외국인 노동자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줄지 않는데, 위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고용주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실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자가 법을 위반하더라도 처벌은 미미하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외국인노동자 고용사업장 대상 합동점검을 진행한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504개 사업장 중 법을 위반한 경우가 88.3%였는데, 사법처리가 된 경우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위법 사항 유형으로는 임금체불, 최저임금 위반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경우가 762건이었고, 여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ㆍ성폭력 등 남녀고용평등법을 위한 경우도 298건에 달했다. 그런데 위반 내역(1,478건) 중에 1,385건이 시정지시 조치에 그쳤고 관계기관 통보가 74건(5%), 과태료 처분이 13건(0.9%) 이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등 시민단체는 정부가 적발하지 못한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위원장은 “근로감독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사무실 관련 서류도 다 치워두는 등 대비를 하는데 조사가 잘 될 리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알아채기 어려우니 내부 고발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이 역시 외국인 노동자가 직접 나서긴 어려운 위치다. 결국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일하거나 시민단체 등 도움을 받아 사업장을 변경하는 선에서 일이 마무리 된다. 해당 사업장의 불법 근로 환경은 그대로이고,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는 셈이다.

근로감독과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이 같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특히 임금체불과 폭행 등을 반복하는 고용주에 대해서는 아예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는 고용허가서를 재발급하지 않는다거나 높은 액수의 벌금을 물리는 등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민단체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일하는 이진혜 변호사는 “외국인 인력이 필요한 한국의 사업장끼리도 경쟁을 하도록 만들어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고용을 허가할 때 적절한 근로 환경을 갖췄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홍엽 조선대 법대 교수는 “농업 분야에서는 열악한 숙식 환경이 큰 문제인데, 이를 평가하는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해서 일정 수준 이하인 곳은 외국인 노동자가 근무하지 않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달래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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