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력 정책에 방점 찍는 홍남기

입력
2018.11.12 04:40
수정
2018.11.12 08:3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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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력대책회의 부활 시사… “매주 수요일엔 기업인과 점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매주 수요일 점심을 소상공인, 중소ㆍ중견기업, 대기업 등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국장 시절 본인이 진두지휘했던 ‘경제활력대책회의’도 부활시키기로 했다. 정책의 초점을 ‘경제 활력’에 맞추겠다는 게 홍 후보자의 의지다.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부근 호프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총리 직책을 수행하게 되면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체질 개선 두 가지에 역점을 두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민생 경제가 어렵다”며 “6개월이든 1년이든 현행 ‘경제관계장관회의’(기재부 장관 주재 경제정책 심의기구) 이름을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꿔 경제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후보자는 이어 “(이 같은) 단기 대책과 더불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를 개혁하는 작업에도 나서야 한다”며 “구조개혁 작업 속에 ‘함께’ 잘 사는 국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또 향후 경제팀 운영과 관련, “경제에 대해선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며 “경제팀과 김 실장이 이끄는 수석들 간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차이를 격의 없는 비공식 난상토론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밖에는 ‘한 목소리’가 나갈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팀 내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간 회의를 많이 만들고 필요하면 대통령이 주재하고 장관과 청와대 수석이 같이 참여하는 회의도 요청할 계획”이라며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도 주기적으로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홍 후보자가 언급한 경제활력대책회의는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7~11월 8차례에 걸쳐 개최된 장관급 회의체다. 유럽재정위기 확산과 이에 따른 수출 둔화로 내수 전반이 침체되자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구성됐다. 홍 후보자는 당시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으로 각 부처 경제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홍 후보자의 일성처럼 경제활력대책회의가 부활되면 당분간 경제정책은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2012년 회의체 운영 당시에는 재정ㆍ세제ㆍ규제 완화를 총망라한 ‘친시장’ 정책들이 줄줄이 발표됐다. 법인세 동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한시적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자동차ㆍ가전제품 개별소비세 인하, 설비투자펀드 지원, 중국인 관광객 비자 기준 완화, 국적 크루즈선 외국인 카지노 도입 등의 대책이 매월 쏟아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 부총리라도 성장 중심으로 정책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는 모습을 당분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과의 소통 강화도 당시 대책회의에서 역점을 뒀던 부분이다. 당시 정부는 경제5단체와 개별기업에서 개선 과제 100여건을 수렴해 추진했다. 또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벤처기업협회, 한국외국기업협회 등 다양한 시장 주체를 대책회의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규제완화 대책 중 가장 시급한 대책으론 공유경제를 꼽았다. 홍 후보자는 “선진국에서 공유경제가 보편적인 서비스라면 우리나라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 산업 종사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상생할 방안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택시업계 반대로 쟁점으로 떠오른 ‘카풀’(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동승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기재부 간부, 직원들과 논의해 정부 방향 정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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