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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ㆍ민주당서 한국계 하원의원 동시 배출
20년 만의 한인 출신 미 연방 하원의원 사실상 당선된 캘리포니아 39선거구의 공화당 영 김 후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39선거구에서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영 김(56ㆍ한국명 김영옥)은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었던 13선(選)의 에드 로이스 의원을 21년간 보좌한 끝에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한 뚝심의 정치인이다. 로이스 의원은 지난 1월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영 김을 “능력은 물론 지칠 줄 모르는 의지와 헌신성 등 공직자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인물”로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소수인종이면서 여성이라는 두 가지 한계를 극복하려는 김 당선인의 끊임없는 노력과, 김창준 전 의원 이후 20년 만에 연방의회에 한국계 의원을 진출시키기 위해 단합한 미국 한인사회의 노력이 합쳐져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보낸 김 당선인은 1975년 가족들과 괌으로 이주한 ‘이민 1.5세대’다. 캘리포니아주 남가좌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은행의 재무 분석가, 의류 브랜드 매니저 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성과 유색인종이라는 차별을 감내해야 했고, 1992년 남편인 찰스 김의 추천으로 에드 로이스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캘리포니아 39선거구는 오렌지카운티, 샌버너디노 등 중산층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 그는 로이스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탈북자 인권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인 사회와 미국 정치권 사이의 가교역할을 했다. 한인사회에서는 “영김이 맡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라디오 서울’이나‘아리랑 TV’ 등 지역의 유명 한인방송 진행자로 활약하며 꾸준히 한인 사회와 스킨십을 가졌다. 2014년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첫 한국계 여성 주의원으로 2년 동안 활동했고 마침내 연방의회 입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감세정책, 성소수자(LGBT) 관련 법안 등에 대해서는 공화당 주류와 뜻을 같이 하지만, 소수인종 대표답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이다.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제도에 대한 지지는 소수인종 출신 정치인으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다는 평가다. 김 당선인은 “주류사회에서 성공해야 한인 커뮤니티에 보답할 수 있다”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김 당선인과 함께 동반 하원 입성이 유력한 민주당 소속 앤디 김(36·뉴저지 3선거구) 후보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자부하는 이민 2세대다.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도 줄곧 이민 1세대인 부모에 이어 자신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며 가족사를 소개해왔다.

김 후보의 아버지 김정한(69)씨는 소아마비, 고아 출신이면서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박사로 자리를 잡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뉴저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몸 담았던 중동 전문가.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자신과 같은 이민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자녀 2명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나는 가족과 이웃, 나를 키워준 커뮤니티, 나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선사한 뉴저지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앤디 김 후보가 출마한 뉴저지 3선거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혔다. 개표 초기 공화당이 우세한 오션 카운티에서 먼저 개표가 이뤄져 한 때 35%포인트 이상 뒤졌으나, 추격에 성공했다. 개표가 99% 이뤄진 시점에서 14만8,580표를 획득(득표율 50%)해 상대(톰 맥아더) 후보보다 3,815표 앞선 상태다. 아직 개표를 기다리는 지역도 우세한 지역이어서 미 언론은 김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김 후보가 7일 승리를 선언했으나, 상대 맥아더 후보는 패배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 당선이 확정되면 미 연방의회에 사상 최초로 한국계 민주당 의원 탄생과 함께 2명의 한국계 의원이 진출이라는 기록이 쓰여지게 된다. 재미 한인사회 역사에서 한 획을 긋게 되는 것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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