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7일 국회 예결위 발언이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현재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야당 의원 지적에 “경제가 지금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마치 정부 경제정책이 정치적 이념에 좌우된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 사람의 불협화음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장 실장이 6일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내년에 경제 성과를 체감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김 부총리는 “그것은 정책실장의 희망”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문 대통령이 ‘완벽한 팀워크’를 주문하며 “직을 걸라”고 경고했음에도 경제정책 방향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돼 왔다.

결국 청와대는 두 사람을 순차적으로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예산안을 만들고 국회와 협상도 해야 하는 부총리를 바꾸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경제 투톱의 엇박자가 부른 정책 혼선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고 후임자 하마평도 무성하다.

그렇다면 정책 혼선의 조기 수습과 시장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인사를 서두르는 게 낫다. 한국경제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국내외 전문기관의 일치된 견해다. 정부가 새 경제팀으로 경제위기 타개에 전력투구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만, 지금처럼 경제부총리는 혁신성장,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역할을 나누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장기 전략에 집중하고 경제부총리가 정책 수립 및 집행을 주도하도록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경제정책은 내부 토론과 의견 조율을 거쳐 반드시 통일된 입장으로 나와야 한다. 경제라인의 혼선은 정책 신뢰 추락과 경제위기 심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