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ㆍ외교부 “북미회담 동력 상실되는 방향은 아니다”

입력
2018.11.07 17:15
수정
2018.11.07 20: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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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에 판 깨지나 우려 커져 


미국 국무부가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7일 밝힌 가운데 두 사람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오찬장에 입장하고 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7일 밝힌 가운데 두 사람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오찬장에 입장하고 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전격적으로 연기됐지만 청와대와 외교당국은 일단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북미회담 동력이 상실되는 방향은 아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라는 판단에서다.다만 당초 이르면 10월에도 열릴 것으로 예상했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계속 순연되는 데 대해선 답답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미국 국무부가 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 연기 사실을 발표하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곧바로 “미국 측으로부터 회담 연기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다”고 공지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했고, 다른 채널로도 연락이 왔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회담 연기와 관련,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너무 과도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달성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과거에도 북미회담이 연기된 사례가 종종 있으니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어제 제가 말씀드렸던 흐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기됐다고 해서 북미회담이 무산되거나 북미회담 동력이 상실되는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8일 고위급 회담 일정과 관련, “(미 국무부 발표에) 싱가포르 선언의 4가지 합의사항을 논의한다고 밝힌 데 주목했으면 한다”며 “이번 고위급 회담에선(합의사항) 1, 2번인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상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간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물질과 핵무기, 운반수단 리스트를 신고하라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공격목표를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하는 등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갈등이 심상치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북한의 핵ㆍ경제 병진노선 재개 가능성 언급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재개 등 최근 북미 기싸움도 점점 거칠어지는 형국이어서 한국의 중재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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