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경찰관들 달력 제작 “학대 피해 아동 돕습니다”

입력
2018.11.09 04:40
수정
2018.11.09 13:53
27면
구독

부천 오정경찰서 박성용 경사

동료 경찰관 19명과 화보 촬영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소속 박성용(가운데) 경사가 지난달 31일 비영리단체 지구힐링문화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용 경사 제공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소속 박성용(가운데) 경사가 지난달 31일 비영리단체 지구힐링문화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용 경사 제공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은 2013년에도 시도했지만 당시만 해도 피트니스에 대한 인기가 지금과 같지 않아 잘 안됐습니다. 최근 피트니스 열풍만큼이나 이번에는 반응이 뜨겁습니다.”

헬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서울경찰청 소속이던 2008~2012년 4년간 지역 경찰 범인 검거율 1위를 기록해 ‘검거왕’ ‘로보캅’이라는 별칭을 얻은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 소속 박성용(37) 경사가 동료들과 함께 옷을 벗었다. 학대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2019년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에 나선 것이다.

박 경사를 비롯한 전국 몸짱 경찰관 20명은 지난달 30일 오정경찰서에서 단체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카메라 앞에서 평소 운동으로 가꾼 몸매를 마음껏 뽐냈다. 헬스 트레이너로 6년간 활동하다가 2008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박 경사는 2013년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발 대회에서 7위에 오른 공인된 몸짱이다. 그의 팔 둘레는 20인치(50.8㎝).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 소속 박성용 경사가 지난달 30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2019년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을 위한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 호라스튜디오 제공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 소속 박성용 경사가 지난달 30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2019년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을 위한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 호라스튜디오 제공

박 경사는 운동이라는 재능을 살려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기부 방법을 고민하다가 달력을 제작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3학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자식들에게 건강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5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전부터 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관은 박 경사 아버지의 꿈이기도 했다.

그는 “몸짱 달력 제작을 2013년부터 계획했지만 소방에서 먼저 시작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014년부터 몸짱 소방관 달력을 제작해 화상 환자들을 돕고 있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 소속 박성용 경사가 지난달 30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2019년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을 위한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 호라스튜디오 제공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내동지구대 소속 박성용 경사가 지난달 30일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2019년 몸짱 경찰관 달력’ 제작을 위한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 호라스튜디오 제공

박 경사는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달력을 제작해 학대 피해 어린이를 돕는 계획을 밝혔고 두달만에 전국에서 경찰관 40여명이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이중 19명이 선발돼 박 경사와 함께 화보를 촬영했다. 비영리 단체인 굿 피플 플래닛과 지구힐링문화재단, 앙드레 김 디자인 아뜨리에, GP코리아, 이노케이엔터테인먼트, 호라스튜디오 등이 재능 기부로 달력 제작을 도왔다.

몸짱 경찰관 달력은 19일부터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아 개당 1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수익금은 사랑의 열매를 통해 아동 학대 피해자들에게 전달된다.

박 경사는 “처음에는 달력을 1,000개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더 반응이 좋아 3,000개 정도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달력 제작을 계기로 아동 학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