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거포들이여… 벼랑 끝에서 웃는 자는 누구?

입력
2018.11.01 16:46
26면
SK와 넥센의 두 중심타자, 제이미 로맥과 박병호. 연합뉴스.
SK와 넥센의 두 중심타자, 제이미 로맥과 박병호. 연합뉴스.

SK와 넥센은 결국 마지막 벼랑 끝 대결까지 왔다. 두 팀은 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18 KBO리그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행 티켓 한 장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단판 승부로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 갈리는 만큼 ‘홈런 구단의 중심’ 제이미 로맥(33ㆍSK)과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32ㆍ넥센), 양 팀 거포들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다.

문제는 해결사여야 할 두 중심 타자들이 플레이오프 4게임을 치르는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맥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125에 불과하고 삼진 4개에 병살타도 1개가 있다. 그나마 3차전에서 한현희(25)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빼앗았는데, 로맥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올린 유일한 타점이다. 이후 4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다시 얼어붙었다.

박병호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14타수 1안타 타율 0.071에 삼진은 6개나 되고 병살타도 있다. 박병호는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231(1홈런)로 ‘박뱅’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정규 시즌 로맥과 박병호는 무서운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로맥은 타율 0.333에 홈런 43개 107타점을 올렸다. 박병호 역시 홈런 43개로 로맥과 공동 2위이며 타율은 0.345나 된다. 포스트 시즌에서 두 선수의 부진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양 팀 감독은 그러나 두 중심타자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트레이 힐만 SK감독은 타순 변화를 주면서도 4번 타순에서 로맥을 빼지 않았고,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는 4번에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라며 “3차전부터 박병호의 타이밍이 조금씩 맞는다. 곧 터질 것”이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지난 1차전에 이어 88년생 동갑내기 에이스 간 재대결이 성사됐다. SK는 세 차례 우승(2007, 2008, 2010)을 이끈 ‘빅게임 피처’ 김광현(30)을 선발로 냈고, 넥센 역시 팀 에이스인 제이크 브리검(30)을 선발로 낙점했다. 1차전에서는 두 투수 모두 고전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피홈런 2개 등 5실점으로 부진했고, 브리검 역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편, 두 팀은 모두 과거 포스트시즌 ‘역스윕’의 기억이 있다. 당시 역스윕 상대가 현재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이라는 점도 공교롭다. SK는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나 홈에서 1, 2차전을 먼저 내주고도 나머지 3게임을 모두 승리했다. 반면, 넥센은 2013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두산에 1, 2차전을 이긴 뒤 내리 3게임을 내주면서 역스윕 패를 당한 아픔이 있다. 넥센은 특히 마지막 5차전에서 박병호가 0-3으로 뒤진 9회말 당시 리그 최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두산)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포를 빼앗았지만, 연장전 돌입 후 불펜 난조로 패하면서 충격이 더욱 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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