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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
포스트 게놈 시대
송기원 지음
사이언스북스 발행ㆍ264쪽ㆍ1만5,000원

유전자 가위로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교정하고, 효모 염색체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생명 과학 기술은 이제 인간이 직접 유전체를 합성해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인간 유전체의 정보를 더듬던 ‘게놈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포스트 게놈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유전 정보를 합성해 의도대로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수명 연장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지만 기존 바이러스를 쉽게 변형해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만들 수도 있게 된다. 2017년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나인’으로 특정 유전자 교정에 성공하면서 유전성 난치 질환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 동시에 ‘맞춤 아기’ 생산이라는 금단의 영역에 들어서게 됐다.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에는 숱한 생태적, 사회적, 윤리적 쟁점들이 따른다.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제 유전 정보 합성 시대를 맞아 보통 시민들도 “GMO를 먹으면 안전한가”라는 것 이상의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생명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광범위해지지만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책은 합성 생물학, 유전자 가위, 세포 치료에 대한 논쟁뿐만 아니라 기술의 역사와 활용 방향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담고 있다. 상세한 일러스트와 컷 만화들은 생소한 분야를 맞닥뜨린 독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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