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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제3철교(만포철교)는 한국 쪽 만포선 만포와 만주 쪽 매집선(梅輯線, 梅河口-輯安, 244.7㎞) 집안을 연결하는 전장 587m 단선철도교량이다. 24.4m와 45m 교형 20개를 조합하여 교각에 고정시켰는데, 폭격에 견딜 수 있도록 내탄구조(耐彈構造)를 갖췄다. 조선총독부와 만주국은 다리 중앙에 국경을 긋고 건설비를 반씩 부담했다. 항일빨치산이 집안 쪽 공사현장을 자주 공격하자 건설관계자는 만포로 피난하는 한편 권총과 일본도로 무장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만포철교는 1937년 6월 기공하여 1939년 8월 말 완공되었는데, 다음달 28일 조선총독과 만주국 고관 등이 참석하여 한만철도연결식을 거행했다.

만포선은 평원선 순천에서 북상하여 청천강을 따라가다 구현령(표고 815m)을 넘어 압록강변 만포에 이르는 303.4㎞ 단선철도다. 연선에는 석탄 흑연 금 은 동 철이 풍부하고 원시림이 넓게 펼쳐있다. 일제는 경제 국방 치안 등에서 만포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1910년대 초부터 검토하다가, 1928년에 ‘조선철도12년계획’(1927∼1938년)의 일환으로 건설을 시작했다. 일제는 대륙침략의 진전에 맞춰 만포선 건설을 서둘렀는데, 적유령산맥 등 험지를 돌파하는 게 난제였다. 일제는 평양비행연대와 참모본부육지측량부의 지원을 받아 비교적 용이한 노선을 선정하고, 전동착암기 등을 사용해 구현령터널(2,377m) 삼걸령터널(2,445m) 등을 굴착했다. 혹서혹한을 무릅쓴 돌관공사로 만포선은 1939년 2월 1일 전선을 개통하고, 만포철교 완공과 더불어 10월 1일 매집선과 한만직통 운행을 개시했다. 이로써 평안남북도 내륙과 만주 남부중앙을 관통하는 간선철도가 새로 탄생했다.

해방 후 중단된 만포철교의 국제열차운행은 1948년 3월 7일 재개되었다. 특히 중국은 6ㆍ25전쟁 때 만포철교를 통해 방대한 군대와 병참을 북한에 투입했다. 휴전 후 1954년 4월 1일부터 다시 국제열차가 만포철교를 왕래했다. 객화혼합 4량 편성 열차가 주야 2왕복하는 정도였다. 2011년 5월 김정일은 이 노선을 타고 중국을 방문했다. 2014년 4월 13일 집안-평양 관광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중국 기관차가 끄는 객차1량을 타고 만포에 가서 북한 기관차가 끄는 침대차로 바꿔 타고 평양을 다녀오는 2박 3일 여행이다. 만포-평양 360㎞를 10시간에 달리는 저속열차다.

압록강 제4철교는 수풍댐 하류 11㎞에 가설한 673m 청수철교다. 조선총독부와 만주국의 합의로 평북철도주식회사가 공사비 100만원 전액을 부담하여 시공했는데, 1938년 5월 착공하여 1939년 6월 준공했다. 혹한기에는 방한설비를 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 갖은 난관을 무릅썼다.

일본질소비료주식회사는 한국과 만주에 압록강수력발전주식회사를 설립하고 1943년 세계유수의 수풍댐발전소를 건설했다(60만㎾). 이를 위해 압록강수력발전회사는 1937∼1943년 압록강을 가로막는 높이 100m 거대제언을 축조했다. 일본질소비료회사는 교통이 아주 불편한 이곳에 대량의 시멘트 철재 기계 자갈 등을 수송하기 위해 한국에 평북철도회사, 만주에 압북철도회사를 설립하여, 평북선(121㎞)과 압북선(鴨北線, 78㎞) 건설에 나섰다. 평북선은 경의선 정주에서 북상해 압록강변 수풍 청수에 이르고, 압북선은 안인선(安仁線, 安東-桓仁) 관수(灌水)에서 남하해 압록강변 장전(長甸) 상하구(上河口)에 이른다. 압록강을 가로질러 두 철도를 잇는 게 청수철교다. 평북선은 1937년 9월 착공하여 1939년 10월 1일 준공되었지만, 압북선은 노반만 만들고 선로는 깔지 못했다. 청수철교는 계획대로 완공되어 수풍댐발전소 건설현장에 압록강 양쪽의 노동자 자재 등을 운반하는 고리역할을 했다.

중국은 6ㆍ25전쟁에 맞춰 압북선을 긴급히 보수하여 1950년 10월부터 청수철교를 통해 다량의 병력과 무기를 북한에 공급했다. 모택동의 장남 모안영(毛岸英)은 인근 청성대교(淸城大橋, 도로교, 1942년 12월 건설)를 건너 참전했다. 청성대교는 1951년 3월 유엔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었는데, 중국 쪽 언저리에 전사한 그의 위령탑이 서 있다. 청수철교의 열차왕래는 1956년 이래 두절되었다. 현재 청수철교에 진입하는 중국 쪽 선로는 잘 정비된 반면 북한 쪽 선로는 400m 가량 철거된 몰골이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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