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맘카페’ 경찰 수사 착수... 투신 어린이집 교사 유족이 고소

입력
2018.10.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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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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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고 인터넷에 실명과 사진이 공개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기김포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맘 카페 회원 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사망한 김포 A어린이집 보육교사 B(37)씨 유족은 김포경찰서에 인터넷에 B씨 신상을 유포한 네티즌을 처벌해달라고 고소장을 냈다. 유족은 신상정보 유출 관련 자료도 경찰에 제출했다. B씨 유족은 또 B씨에게 물을 뿌린 A어린이집 원생 C군의 이모도 처벌해달라는 의사를 경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 신상 정보를 공개한 네티즌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명예훼손, C군 이모는 각각 폭행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명예훼손과 폭행 죄는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 죄에 해당한다.

B씨는 지난 11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에서 C군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한 시민이 “보육교사가 자신에게 안기려는 원생이 넘어졌지만 일으켜주지 않고 돗자리만 터는 것을 봤다”고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것이다.

C군 이모는 이날 오후 10시 55분 김포지역 유명 맘 카페에 ‘국화축제를 보러 간 4살 조카가 담임 교사에게 안기려다 밀침을 당해 나뒹굴었으나 교사는 돗자리 털기에만 바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상황을 직접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린이집 이름을 공개했다.

글은 순식간에 다른 맘 카페로 퍼졌고 B씨 실명과 사진도 유포됐다. 악성 댓글이 달렸고 B씨에게 욕설이 담긴 개인 쪽지도 보내졌다. 어린이집도 항의 전화에 하루 종일 시달렸다.

C군의 이모는 12일 어린이집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고 B씨에게 물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기 발령된 B씨는 13일 오전 2시 50분쯤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 기초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이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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