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면세점 “충성 고객 잡아라"

입력
2018.10.16 17:17
수정
2018.10.16 22:29
24면
구독
[저작권 한국일보]3대-면세점-올해-온·오프라인-매출-증가율/ 강준구 기자/2018-10-16(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3대-면세점-올해-온·오프라인-매출-증가율/ 강준구 기자/2018-10-16(한국일보)

최근 3년간 빠르게 성장해온 온라인 면세시장이 단순 할인율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며 쇼핑 트렌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더 싼 사이트를 찾아 옮겨 다니던 ‘메뚜기’ 소비자들을 ‘충성 고객’으로 붙잡기 위한 전략이다.

1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업체별 온라인 면세점 매출 증가율은 오프라인의 2배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올해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50% 증가했고, 신세계면세점은 80%나 뛰었다. 이에 비해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은 롯데 30%, 신라 20%(온ㆍ오프라인 합산), 신세계 33%(명동점)에 머물렀다.

오프라인 면세점은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온라인엔 영향이 덜 미쳤다. 개인 단위 쇼핑이 인터넷으로 몰리며 온라인 면세점을 이용한 중국인은 오히려 늘었다. 롯데면세점 온라인 고객 중 중국인 비중은 지난해 46%였는데 올해 62%로 크게 뛰었고, 신라인터넷면세점에서도 43%에서 46%로 소폭 상승했다.

면세업계에선 온라인 성장을 이끈 공로자로 ‘밀레니얼 세대’를 지목한다. 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한 이들은 디지털 정보 공유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제품을 눈으로 확인만 하고 구매는 인터넷에 접속해 ‘손가락’으로 한다. 단가가 높은 명품은 살 수 없는 온라인 면세점의 한계가 젊은 층인 이들에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면세점들은 온라인 할인 폭을 경쟁적으로 키워왔다. 신용카드 제휴 할인은 물론 회원 등급별, 요일별, 각종 이벤트 할인에 이어 구매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적립금을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내놨다. 기본적으로 백화점보다 15~20% 저렴한 데다 각종 할인 혜택을 함께 이용하면 원하는 제품을 절반 값에도 구매할 수 있다.

업계 한편에선 할인 경쟁이 과열됐다고 진단한다. “경쟁사보다 할인 폭을 키우고 신규 고객을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마진 포기하고 파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면세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이 이제 최대치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8대 2 정도였던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 비율이 7대 3, 6대 4로 격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구매 건수가 많아도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단가가 훨씬 높아 온ㆍ오프라인 비율이 역전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면세업계는 예상한다.

온라인에서 면세품을 쇼핑할 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고객이 값이 더 싼 웹사이트를 공들여 검색했다. 어느 면세점에서 사느냐보다 얼마에 사느냐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인이 크게 늘면서 온라인 면세점 간 가격 경쟁력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면세점으로선 한번 왔던 고객을 단골로 붙잡을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에 면세업계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고객이 선호하는 특정 제품의 재고를 많이 확보해 할인 혜택을 차별화하는 식이다. 다른 온라인 매장엔 없는 단독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도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넷면세점은 일본 가전 브랜드 발뮤다와 화장품 브랜드 닥터 아리보 등을 단독으로 갖췄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고객을 겨냥한 오프라인 맞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달러어치 이상을 구매하고 댓글을 단 20, 30대 고객을 위해 27일 핼러윈데이 파티를 열 예정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고객이 작성한 상품평으로 발생한 매출을 해당 고객과 나누는 ‘신라팁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덕분에 국내 온라인 하루 평균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도한준 신라면세점 온라인사업부장은 “밀레니얼 고객에 특화한 독자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온라인 면세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