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이여, 아내 있을 때 잘하라”… 아내 떠나보낸 박지원

입력
2018.10.15 18:03
수정
2018.10.15 19: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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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배우한 기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배우한 기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5일 별세한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심경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아내 이선자 미카엘라가 2018년 10월15일 오후 1시5분 하늘나라로 갔다”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지내길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 여사는 지난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박 의원은 아내 병간호 등을 이유로 전남지사 출마를 접기도 했다. 최근 1년간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 일정이 없는 날에는 병실을 지키며 아내를 돌봤다.

박 의원은 아내와의 추억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다. 그는 “제 아내와는 7년간 제가 쫓아다니다 처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저를 선택했다”며 “아내와 결혼 50주년, 사실상 저랑 57년을 살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아내가 짧은 머리를 좋아했다며 머리를 자주 깎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내는 제가 짧게 컷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발 후 열흘 뒤면 다시 이발하라고 성화였다. 이발 후에는 품평을 했다”며 “아마 제가 재수학원, 대학, 군대에 있을 때 헤어스타일을 했던 저를 제일 사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제 (아내가) 위급했지만 저는 아내를 보고 이발관으로 달려갔다”며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충성스러운 사랑을 보였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또 “아내가 오늘 가니 저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 갈 것 같다”며 “병원에서 밥 먹여주고 눈을 부라리며 운동을 시켰지만 거기까지가 제 행복이었나 보다”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남편들이여! 살아 있을 때 부인에게 잘 하세요”라며 애절함을 전했다. 유족으로는 혜연 혜준씨 등 두 딸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10시. (02)2227-7550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과의 사별 소식을 전했다. 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과의 사별 소식을 전했다. 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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