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못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루길” 육사에 1억 기부

입력
2018.10.14 17:15
수정
2018.10.14 19: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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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육군사관학교 운주당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출연행사에서 육사 44기 고(故) 이상엽 소위의 부친인 이승우(왼쪽) 옹이 31년간 모아온 아들의 유족연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지난 8일 육군사관학교 운주당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출연행사에서 육사 44기 고(故) 이상엽 소위의 부친인 이승우(왼쪽) 옹이 31년간 모아온 아들의 유족연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 중 암으로 숨진 아들의 아버지가 31년간 모은 유족연금을 육사에 기부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14일 육군에 따르면, 육사 44기인 고(故) 이상엽 소위의 부친 이승우(84)씨는 31년간 모은 아들의 유족연금 1억원을 지난 8일 재단법인 육사발전기금에 출연했다. 이씨는 연금을 기부하며 “이 돈은 아들이 못다 이룬 꿈의 값이다. 아들과 같은 생도들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 이상엽 소위는 1984년 육사에 들어와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로 파견 교육을 가는 등 1학년 때부터 훌륭한 예비 장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나 2학년이 되어 발병한 위암으로 1987년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후 육군 소위로 추서되어 현재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아버지 이씨가 이번에 기부한 1억원에는 이 소위가 중고교 시절 모았던 용돈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한다. 이씨는 “육사는 국가에 헌신하는 청년장교를 양성하는 곳이기에 이 돈으로 아들이 못다 이룬 애국의 꿈을 후배 생도들이 대신 이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현충일마다 아들의 육사 44기 동기들이 상엽이를 위해 꽃을 가져다 주어 고맙다”고도 덧붙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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