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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농촌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관료들은 손을 놓고 있고요. 인구감소에 비례해 시골경제도 어려워집니다.

불길한 신호가 계속 나와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현상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봅니다. 특히 아래 세 가지 지표는 심각하기에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과소(過疏) 마을’의 증가입니다. 과소 마을은 2005년 이후 인구 감소를 겪어 행정리 단위 가구 수가 20호 미만으로, 마을 기능 유지가 어려운 곳을 말합니다. 2015년 통계에서는 전북(40%), 전남(26%), 경남(9%), 경북(8%), 충북(5%)순으로 특히 호남이 어렵습니다.

행정리의 몰락은 면의 붕괴로 이어집니다. 면 지역 인구는 1970년 1,537만명에서 2017년 483만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의 면 인구는 366만명으로 과소화의 실상을 보여 줍니다.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호남에 집중되고 농업과 지역의 몰락은 호남 기반 정치세력의 추락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상존합니다.

둘째, 농촌소득의 실종입니다. 현재 도시소득과 농촌소득을 비교하면 도시소득이 급격히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이농과 이촌을 조장합니다. 1963년 도농소득 비교를 시작해 1964년 도시소득이 100일 때 농촌소득은 143의 최고점을 찍습니다. 70~80년대엔 새마을운동과 농촌근대화, 3저 호황으로 100~120선을 기록하면서 비교적 도시보다 고소득을 유지했습니다.

90년대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도시소득에 처음으로 역전을 당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2000년대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70~80%대, 2010년대는 50~60%대를 지속합니다.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지속적으로 농촌소득이 추락하는 현실이 아픕니다.

셋째, 농촌 소멸위험입니다. 2015년 이후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이 20~39세 이하의 여성인구 비율을 앞질러 소멸위험지수가 1.0 이하를 유지합니다. 인구소멸 위험의 지속적인 증가를 말하겠죠. 인구소멸은 농산어촌에서 시작해 소도시, 중소도시를 거쳐 지방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옵니다.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ㆍ군ㆍ구 중 소멸위험 지역은 89개 지자체로 40%에 근접합니다. 최근 소멸위험 지역은 단순히 읍면 지역을 넘어 도청소재지, 거점산업도시, 광역도시로 확산돼가는 추세입니다.

대통령님! 농촌이 사라지면 도시는 온전할까요. 남과 북이 한 핏줄 혈육이듯이 도시와 농촌도 한 형제 한 가족입니다. 2인 3각 게임에서 젊고 잘난 사람이 앞서간다면 결국 호흡이 흐트러져 넘어지고 경기에서 지는 결과를 초래하겠지요. 남북이 하나 되듯이 도농도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 경제 살리기이고 적폐청산 아닐까요.

농촌이 사라지지 않도록 몇 가지 건의하겠습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신농정의 핵심사항인 도농 상호 보완과 민관파트너십을 수행할 농어업농어촌위원회가 조속히 작동하길 기대합니다. 대통령께서도 아시다시피 청와대 앞에서는 농민단체가 한 달 넘는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5년 행안부가 농식품부에 이관한 지역개발업무를 다시 환원시켜야 합니다. 농식품부가 지역소멸을 책임질 수도 없습니다. 행안부가 범부처의 맏형 역할을 해서 지역소멸 방지의 틀에서 농식품부의 농업농촌활력화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농촌인구 증대의 1등 공신인 귀촌인에 대한 지원과 대우가 전무합니다. ‘귀촌난민’이라는 용어가 상징하듯 사기와 억압, 텃세로 피멍이 드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요. 행안부 주민과와 자치행정과에서 귀촌업무를 체계적으로 정책화하도록 건의합니다. 뿌리가 살아야 줄기도 크고 열매가 맺듯이 농촌이 살아 지방과 수도권이 같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유상오 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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