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용 내비, 자율주행 로봇… 생활 속 파고드는 네이버 신기술

입력
2018.10.11 18:03
수정
2018.10.11 19: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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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행사 '데뷰 2018'에서 네이버의 미래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행사 '데뷰 2018'에서 네이버의 미래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한 번 들어가면 길을 잃어버리기 일쑤라 ‘미궁’이라는 별명을 가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너무 넓어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고 싶은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면 실내 공간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이 온다. 외국 여행 중 눈앞에 알파벳이 아닌 언어가 쓰여 있는 경우엔 번역기를 사용하기조차 어렵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네이버는 이런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해 이용자들의 삶을 한층 편리하게 만들어줄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네이버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규모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8’을 열고 네이버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과 앞으로의 방향을 공개했다. 2006년 시작돼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이한 데뷰는 참가 신청이 15초 만에 마감될 만큼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며, 행사 첫째 날을 맞아 국내외 개발자 2,700여명이 찾아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AI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라고 밝혔다. 생활환경지능이란 상황이나 환경을 인지해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해주는 기술로, 질문하고 답을 받는 현재의 방식에서 한층 진화한 인공지능 형태다. 송 대표는 “네이버는 이미 스마트렌즈와 에어스(AiRS) 등 추천 시스템, 클로바와 파파고 등 실제 서비스에서 생활환경지능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위치ㆍ이동 기반 플랫폼 xDM 공개

네이버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활용 예시.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면 화면에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표시해준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활용 예시.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면 화면에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표시해준다. 네이버 제공

이날 네이버가 초점을 두고 설명한 생활환경지능은 ‘위치’와 ‘이동’에 관한 기술들이다. 기술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과 고정밀 데이터를 총체적으로 모은 ‘xDM 플랫폼’을 최초로 공개했다. xDM에는 실내 길 찾기가 가능한 ‘웨이파인딩’ 기술, 자율주행차를 위한 ‘하이브리드 HD맵’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송 대표는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실내 공간은 아직 위치와 이동 기반 기술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라며 “본격적인 플랫폼 확장과 연결을 위해서는 3차원 고정밀 지도를 비롯해 음영지역 없는 위치측정 기술, 내비게이션 기술 연구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xDM으로 가능해진 대표적인 기술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작동하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다. 휴대폰 카메라를 손에 든 채 복잡한 쇼핑몰 내부를 걸으면, 이용자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향하는 방향이 표시되면서 동시에 카메라가 비추는 주변 상점 정보 등이 표시된다. AR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로봇이나 공룡이 길을 안내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실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내비게이션은 구글 등에서 발표한 적 있지만, 실내에서 활용 가능한 AR 내비게이션 기술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네이버랩스는 10일 인천공항공사와 전략적제휴(MOU)를 맺어 조만간 인천국제공항 내부에서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송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력해 실생활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자율주행차 위한 솔루션도… “내년 CES로 간다”

네이버 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가이드로봇 '어라운드지(AROUND G)' 네이버 제공
네이버 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가이드로봇 '어라운드지(AROUND G)' 네이버 제공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 로봇과 차량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지도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이날 네이버가 공개한 ‘어라운드’ 플랫폼은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를 목표로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독자 기술이다. 고정밀 3차원 지도와 클라우드 기반 경로 탐색 알고리즘 기술 등을 활용해 ‘저렴하고 똑똑한’ 자율주행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날 데뷰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운행 중이던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 G’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재빨리 피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2016년 처음 자율주행 연구를 시작한 네이버는 이날 자율주행차 운행에 필수적인 고정밀 ‘하이브리드 HD 맵’도 공개했다. 네이버랩스는 현재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매기는 자율주행차 단계 중 최고 단계 바로 아래인 ‘레벨 4’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날 공개한 기술들을 가지고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소비자가전전시회 CES에도 참가한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및 제조기업들이 모이는 CES에 네이버가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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