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소 화재원인으로 풍등 지목은 졸속 수사” 행안부 국감서 의원들 질타

입력
2018.10.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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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겸 행안부 장관 “대형 저유시설 일제점검 하겠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는 7일 발생한 경기 고양의 저유소 화재 사건에 대한 정부의 안전 관리 미흡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국가기반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게 근본 이유임에도, 경찰 수사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풍등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한정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국가기반시설의 화재 원인을 바람에 날아온 풍등의 불씨로 지목한 건 졸속 수사 아니냐”며 “‘바람과 풍등을 구속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CTV가 있고, 관리인이 있고, 잔디밭에 18분이나 불이 탔는데 근본 원인 분석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희생양을 만드는 이런 졸렬할 대응이 어디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전국에 대형 저유시설에 대한 부족한 부분이 뭔지 일제점검을 하겠다”며 “(저유소) 주변에 이렇게 잔디를 깔고 있는 것도 취약한 상황인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행안위 의원들은 또 오는 29일 열리는 종합국감, 혹은 그에 앞서 경기도 국감 때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고양경찰서는 9일 풍등을 날려 화재를 유발한 혐의(중실화)로 스리랑카인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범죄 혐의에 대해 인과관계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반려했다.

이외에도 행안부 오전 국감에선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로 드러난 안전 점검 문제, 공무원 갑질 문화, 공무원 증원 논란에 대한 질의가 주로 나왔다.

경기 고양경찰서가 9일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씨가 저유소 쪽으로 날아가는 풍등을 쫓아가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고양경찰서 제공
경기 고양경찰서가 9일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씨가 저유소 쪽으로 날아가는 풍등을 쫓아가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고양경찰서 제공

김 장관은 이날 국감 모두발언에서 최근 있었던 ‘행안부 직원들의 갑질 감사 논란’을 사과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최근에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일들로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갑질∙비위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행안부가 완전히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국감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행안부는 최근 소속 조사관이 최근 기초자치단체의 한 공무원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차량 감금과 함께 ‘끝내버리겠다’는 막말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김 장관은 “이러한 행태가 단순 운영상의 문제인지 구조적 또는 관행적인 문제인지 분석을 통해 대책을 세웠다”면서 “앞으로 행안부가 혁신될 것을 약속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행안부의 주요 추진 실적으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재정분권 추진과 지역일자리 창출 △국민이 체감하고 함께하는 정부혁신 실현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지능형 정부 추진 △현장 책임지는 준비된 재난관리체계 구축 △안전이 국민의 일상이 되는 안전 선진국 실현을 이야기 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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