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폼페이오, 회담ㆍ오찬ㆍ회담… 5시간30분간 밀착 대화

입력
2018.10.08 17:26
수정
2018.10.08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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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7일 오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 국무부 제공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7일 오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 국무부 제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계기로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접견 시간은 총 5시간 30분이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오전 평양에 도착해 오후 서울로 향하는 짧은 일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간을 같이 보낸 셈이다.폼페이오 장관이 체류 시간 내내 김 위원장과 붙어있었다고 강조함으로써 북미 회담에 성과가 있었다는 걸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북한에 갔던 분들의 얘기를 들었다”며 “외신보도를 고려해보면 오전에 2시간 만나고, 점심을 1시간 30분가량 함께 하고, 오후에도 2시간가량 접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당초 폼페이오 장관의 김 위원장 접견 시간은 오찬을 포함해 약 3시간 30분으로 알려져 있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에 무게를 두고 충분한 시간과 성의를 다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어 “오전, 오후 면담에서 (북측은)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통역 이렇게 3명만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서 북미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경우, 미측과 오찬을 함께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으나 정작 회담에서는 빠진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 8월 예정했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의 비밀 편지를 원인으로 지목한 점이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빠지는 데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측이 부담을 느끼는 인사의 배석을 피함으로써 북미 협상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

김 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김 위원장이 풍계리핵실험장 해체 확인을 위해 사찰단을 초청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런 내용을) 얘기했다는 점은 확인해드리겠다”고 했다.그러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북미간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한국 정부가 먼저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삼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청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평양방문도 많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2차 북미회담도 가까운 시일 내 개최돼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은 더 큰 탄력을 받게 될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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