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한과 생산적 대화… 또 한걸음 내디뎌”

입력
2018.10.07 21:44
수정
2018.10.0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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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째 방북… 비핵화 협상 진전 암시 

 “김정은과 북미회담 조속 개최 공감” 

 북한 비핵화, 미국 상응조치도 논의 

 김 위원장 “미래 약속하는 좋은 날” 

 오후에 서울로 와 문 대통령 예방 

 문 “북미회담 큰 성공 거두길 희망”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을 협의한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났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을 협의한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났다. 연합뉴스

7일 당일치기 방북을 마치고 방한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오늘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며 “아직까지 우리(북미)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걸음을 내디뎠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빈손 방북’ 평가를 받은 지난 7월 방북 때와 달리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한 진전을 거뒀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개최하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미 중간선거(11월 6일) 전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좋은 회담을 했다”라며 “김 위원장을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폼페이오 장관과 40분 동안 환담을 갖고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청취한 뒤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점을 소개하며 “북미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양측이 실무 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 협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북미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미국의 참관 하에 영구 폐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이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까지 논의하면서 상당한 합의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2시간가량 면담한 뒤 백화원 영빈관에서 1시간 30분가량 업무오찬을 함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에 앞서 “매우 성공적인 오전(회담)을 보냈다. 여기 오찬에서 보낼 우리의 시간도 고대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손님으로 맞이해줘 고맙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부 인사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 접견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 측에서 (비핵화 협상이) 지금 여기까지 오기까지 상당히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며 “대단히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앞으로 곧 있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서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진전을 만들어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을 예방한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1시간가량 배석자 없이 만찬을 가졌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에서 비핵화 협상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빅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에 더해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은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폼페이오 장관도 6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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