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은 아파트 왜 사요… 꼬마빌딩 직접 지으면 최대 20% 수익”

입력
2018.10.02 04:40
20면
석덕구 대표가 한국일보 본사 사옥에서 꼬마빌딩 투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석덕구 대표가 한국일보 본사 사옥에서 꼬마빌딩 투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한국외대를 나와 지난 2008년 한 방위산업체에 입사한 석덕구(37)씨는 경남 창원 공장에서 전차 생산 관련 일을 했다. 부인의 직장이 있는 울산에 신혼 집을 구한 터라 매주 일요일 밤 그는 주말부부 아빠의 숙명인 딸의 울음바다를 이겨내야 했다. ‘맞벌이를 해도 경제적 자유와 가정의 행복을 모두 얻기 힘든데, 회사 생활을 계속 해야 할까’ 근원적 고민이 밀려왔다. 결국 그는 2016년 사표를 내고 부동산 전업 투자자의 길에 뛰어 들었다. 당시 각광받던 ‘갭투자’를 위해 수도권으로 딸을 데리고 ‘임장’(현장에서 부동산 매물을 확인하는 일)을 다니던 석씨는 이 역시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그 때 동네에 지어지던 꼬마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곧바로 해당 건설 현장에서 건축의 기본을 직접 배웠다. 가는 곳마다 꼬마빌딩의 성공 여부가 담긴 주차장 설계도 유심히 살폈다. 그는 결국 경북 경주와 울산에 자신만의 건축 노하우와 인테리어 특장점이 담긴 꼬마빌딩 6채를 직접 건축ㆍ시공하는 데 성공, 현재 30억원대의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전업 건축직영시공가가 되며 그의 이름과 직책도 ‘집 짓는 프랜디’ 석덕구 대표로 바뀌었다. 그의 성공담은 서울까지 퍼져 벌써 서울종로경매학원 등에서 꼬마빌딩 건축직영설계 강의를 15회나 한 유명인이 됐다. 최근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가 심해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 꼬마주택 수익률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석 대표의 설명은 단호했다. 그는 1일 “아파트 시장이 양극화된 것 뿐“이라며 “아파트값은 이미 고점을 찍은 만큼 이제 부동산 시장의 자금은 빌라나 다가구주택, 상가 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 대표는 “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지가상승률을 따라오긴 힘든 만큼 장기적으로 토지 지분이 꼬마빌딩의 매력도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꼬마빌딩 투자의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핵심은 토지 비율이다. 전용면적 112㎡ 아파트의 대지 지분은 15㎡도 안 되기 십상인데, 빌라나 상가는 훨씬 더 큰 지분을 갖기 마련이다. 아파트 값은 정점을 찍고 떨어지겠지만, 토지 상승률은 이어진다. 오히려 아파트보다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꼬마빌딩을 10채씩 동시에 짓는 사업을 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정부의 정책 변화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사업 투자 액수가 커지면 대출 부담도 늘고 수익률도 저하된다. 자신이 잘 아는 동네에 한 채씩, 특화된 방식으로 단기간 건축해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고 임대 수입을 구조적으로 극대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석덕구 대표가 한국일보 본사 사옥에서 꼬마빌딩 투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석덕구 대표가 한국일보 본사 사옥에서 꼬마빌딩 투자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꼬마빌딩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직영건축이 유일한가 

“기존 건물을 사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내려면 적어도 2년 이상 시간을 들여 투자를 해야 한다. 반면 직영건축시공은 토지매입부터 완공, 매도까지 1년 정도면 된다. 지방은 아무리 비싸도 건축 가능한 도심지 토지의 경우 5억원이면 꼬마빌딩 부지를 살 수 있다. 통상 건설사를 끼면 5억~6억원 정도 건축비가 들지만 직영건축시공을 하면 건축비를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 완공 뒤 건물 자체를 10억원대에 팔아도 되고, 세를 놓아 보증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2억원 정도는 즉시 회수된다. 이후 전세와 월세만 잘 구성하면 토지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금 1억~2억원은 금방 메울 수 있다. 그 다음 땅과 임대비용 상승분은 모두 본인 수익이 된다. 연 15~20%까지도 수익률이 난다.”

 -꼬마빌딩을 짓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 

“부동산은 자신이 잘 아는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 역시 고향 경주와 살고 있는 울산에서 발품을 팔아 지역 공실률과 수요 현황을 파악한 뒤 투자한다. 반드시 수도권으로 가야 성공한다는 게 아니란 얘기다. 특히 지방은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입지를 잘 잡고 특화만 잘 하면 오히려 수익을 내기가 더 쉽다. 우선 빌라 등 다가구주택은 코너 등 비교적 비싼 땅은 피해야 한다. 매매를 할 경우 매수인이 대부분 은퇴세대인 점을 고려해 그들 나이에 맞는 목재 인테리어를 반영하고, 아래 층 월세 원룸은 주변 수요 조사를 통해 직장인 또는 대학생이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 요소로 특화한다. DIY(Do It Yourselfㆍ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시스템) 방식을 도입하면, 주변 빌라보다 경쟁력을 갖고 가격도 더 높게 받을 수 있다.”

 -경리단길 등 골목 상권이 뜨고 지는 현상이 최근 많다. 상가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선매입과 맛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키워드다. 골목 상권이 뜨는 메인 도로가 있다면 대각선 길이나 메인 도로 도입부 사거리에서 대중교통이 발달된 곳으로 가는 길목의 상가를 선구입하는 게 좋다. 단순한 맛집이 아니라 자신들의 장점을 SNS로 홍보하고 입 소문도 잘 퍼트리는 식당의 위치를 파악해 그 인근에 임대를 놓는 게 중요하다. 골목상권 확장성은 이런 자생력 있는 맛집에 달려 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꼬마빌딩 시장을 어떻게 보나 

“상가건물은 집값 정책보다 상권의 영향이 더 크고 대출규제에서도 다소 자유롭다. 다만 포항 지진을 계기로 건설산업기본법이 바뀌면서 지난 6월부터 직영공사 가능 범위가 연면적 661㎡ 이하에서 200㎡ 이하로 바뀐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개인이 200㎡ 이상 꼬마빌딩을 지으려면 이젠 건설사를 어쩔 수 없이 끼워 넣어야 한다. 이로 인한 수익률 약화는 피할 수 없지만 빌라와 상가 위주였던 개인 시공 영역이 건설사 노하우 추가로 고시원이나 다중목적 주택까지 확장되는 장점도 있다. 향후 꼬마빌딩은 고시원 등의 형태가 늘고, 멸실 후 신축보다 기존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통한 이윤 추구 방식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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